트럼프, 난민 수용 94% 감축···남아공 백인 ‘아프리카너’ 우대
난민 지원 단체 “미 도덕적 위상 떨어트리는 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년간 미국이 받아들일 난민 수를 급격히 줄이면서, 그 대상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을 우대하기로 했다.
30일(현지시간) 미 연방 관보에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문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이달부터 내년 9월 말까지인 2026 회계연도의 난민 수용 상한선을 7500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에서 정한 상한선 12만5000명에서 94% 줄어든 수치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미 행정부는 “수용 인원은 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아프리카너와 모국에서 불법적이고 부당한 차별을 받은 다른 피해자들 사이에 배정된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너(Afrikaner)는 17세기 남아공으로 이주한 네덜란드 백인 정착민 집단을 일컫는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남아공 정부가 이들을 박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5월에도 이례적으로 신속한 심사로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미국 정착을 도운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7500명의 상한선 설정이 역대 최저라며 “미국 및 전 세계의 난민 정책을 재편하려는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AP 통신은 “미국이 전 세계에서 전쟁과 박해를 피해 온 수십만명의 난민을 받아들인 이전에 비해 급격한 감소”라고 지적했다.
난민 정착 지원 단체 글로벌 리퓨지(Global Refuge)의 크리시 오마라 비그나라자 대표는 “이번 결정은 단지 난민 수용 한도를 낮추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의 도덕적 위상까지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40년 넘게 미국의 난민 프로그램은 생명줄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5121403001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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