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 앤드루 '왕자' 칭호 박탈하고 거주지 퇴거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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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연루돼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폭로를 당한 앤드루 왕자에 대해 남은 작위마저 박탈하고 왕실 거주지에서 퇴거 조치했다.
영국 왕실은 이달 17일 앤드루에게서 전통적으로 국왕의 차남에게 주어지는 '요크 공작' 작위를 포함한 모든 훈작을 박탈했으나, 이후로도 앤드루 왕자가 경찰에게 주프레의 뒷조사를 시켰다는 보도 등 폭로가 이어지자 강한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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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킹엄궁 "피해자·생존자 깊은 애도"
"화려함 즐기는 앤드루에게 굴욕"

영국 왕실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연루돼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폭로를 당한 앤드루 왕자에 대해 남은 작위마저 박탈하고 왕실 거주지에서 퇴거 조치했다. 이달 중순 모든 훈작을 포기하기로 한 이후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자 왕실이 이례적인 결단을 내린 것이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버킹엄궁은 30일 성명을 내고 "찰스 3세 국왕은 오늘 앤드루 왕자의 작위, 칭호 및 훈장을 박탈하기 위한 공식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버킹엄궁에 따르면 앤드루 왕자는 '왕자' 칭호를 박탈당하고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로 불리게 되며, 왕실 거주지였던 로열 로지에서 나가야 한다. '마운트배튼 윈저'는 고(故) 엘리자베스 2세 국왕과 필립 공이 결혼할 당시 그들의 성을 결합한 것이다. 다만 앤드루의 두 딸인 유제니 공주와 베아트리체 공주는 작위를 유지할 수 있다.
찰스 3세는 성명에서 피해자와 생존자들에 대한 공식적인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버킹엄궁은 성명에서 "그가 자신에 대한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지만 이러한 질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폐하(찰스 3세)께서는 모든 형태의 학대 피해자와 생존자들에 대한 깊은 애도와 지지가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함께할 것임을 분명히 하셨다"고 강조했다.

앤드루 왕자는 엘리자베스 2세의 둘째 아들이자 찰스 3세의 남동생이다. 그는 1999년 성범죄자 엡스타인에게 소개받은 미성년자 여성을 성착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피해자 버지니아 주프레는 직접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하고 증거를 공개했으나, 앤드루는 한 번도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올해 초 주프레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고, 최근 주프레의 사후 회고록이 출간되면서 비난이 거세졌다.

영국 왕실은 이달 17일 앤드루에게서 전통적으로 국왕의 차남에게 주어지는 '요크 공작' 작위를 포함한 모든 훈작을 박탈했으나, 이후로도 앤드루 왕자가 경찰에게 주프레의 뒷조사를 시켰다는 보도 등 폭로가 이어지자 강한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영국 왕자의 작위를 박탈하는 전례는 거의 없다"며 "마지막으로 발생한 건 1919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편을 든 어니스트 아우구스투스 왕자 사례"라고 지적했다.
피해자 주프레의 형제는 BBC에 성명을 보내 "오늘 평범한 미국 가정에서 자란 평범한 미국 소녀가 자신의 진실과 비범한 용기로 영국 왕자를 무너뜨렸다"고 밝혔다. BBC는 "앤드루 왕자에 대한 몇 주간의 집중적인 조사가 이뤄진 뒤, 이런 발표는 '언제'의 문제이지 '유무'의 문제는 아니었다"며 "왕실 생활의 화려함을 즐기는 앤드루에게 이는 매우 굴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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