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재연 장군의 ‘수자기’는 반환받아야 한다

경인일보 2025. 10. 3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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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한가운데 장수를 뜻하는 ‘수(帥)’자가 적혀있는 ‘수자기’는 총지휘관이 있는 본영에 꽂는 깃발이다. /강화역사박물관 제공


지난 10월 29일 강화에서 ‘수자기(帥字旗)’ 반환운동 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 신미양요 당시 미군에 의해 약탈된 어재연 장군의 수자기가 고국으로 돌아와야 할 때가 되었다. 수자기 반환운동은 제국주의의 시대에 일어난 반문화적 사건을 청산하는 의미 있는 운동이다.

미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 보관 중인 이 유물은 2007년 136년 만에 임대 형식으로 일시 귀국한 적이 있다. 그러나 2024년 미국은 이를 다시 회수한 후 ‘전리품’이라는 이유로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역사적 약탈품을 ‘전리품’으로 규정하는 것은 식민주의시대의 관행일 뿐이다. 더구나 신미양요는 선전포고에 의한 교전권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군사적 충돌이었으므로 ‘전리품’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19세기 강대국들이 약소국 문화재를 약탈하고 ‘전리품’으로 정당화하던 관행은 21세기 국제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다. 유네스코 1970년 협약은 문화재 반출 금지 원칙을, UNIDROIT 1995년 협약에서는 약탈 문화재 반환 의무를 명시했다. 최근 국제사회는 식민주의시대 약탈 문화재 반환을 활발히 논의하고 있으며, 유럽 국가들은 아프리카 약탈 문화재를 자발적으로 반환하고 있다.

프랑스가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이 약탈한 조선 왕실의궤를 2011년 한국에 반환한 것은 중요한 선례이다. 프랑스는 145년 동안 보관하던 의궤를 ‘영구 대여’ 형식이 아닌 완전 반환하는 도덕적 결단을 내렸다. 이는 과거 식민주의시대의 오류를 직시하고 역사적 화해를 선택한 현명한 결정이었다.

미국은 법적 의무보다는 동맹국 간 상호 존중과 도덕적 책임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이다. 1882년 ‘조미수호조약’을 체결한 이래 한국과 미국은 143년간 우방국이었으며, 지금은 동맹국으로 발전했다. 동맹국 간의 상호 존중은 과거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포함해야 한다. 약탈 문화재의 자발적 반환이 국제사회의 흐름임을 고려할 때 동맹국인 미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일이다. 수자기 반환은 한미 양국이 역사적 사건을 함께 되돌아 보고, 더 나은 미래를 구축하는 상징적 사건이 될 것이다.

수자기 반환은 강화군의 힘만으로 이루기 어렵다. 국가 간 외교협상에서 다뤄져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인천시와 외교부도 해외 반출 국가유산을 되찾는 운동에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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