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찰서 수사 못 해” 백해룡팀 ‘수사정보 접근’ 두 차례 막은 건 경찰, 왜

김현지 기자 2025. 10. 30.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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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23·29일 두 차례 백해룡 경정에 킥스 사용 불가 통보
“파견 공무원이니 검찰 킥스 써라” VS “관련 규정 없어”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백해룡 경정(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마약수사 외압 의혹 관련 청문회에 증인 출석한 모습. ⓒ시사저널 박은숙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백해룡 경정이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관련 검경 합동수사팀에 합류한 가운데, 경찰청이 백 경정에 대해 '형사사법포털(킥스·KICS) 사용 불가' 통지를 두 차례나 한 것으로 파악됐다. 킥스는 경찰과 검찰 등 형사사법 업무를 처리하는 기관이 사용하는 정보 시스템이다. 기관별로 킥스를 통해 사건 기록 등 수사 정보 열람이 가능하다. 그런데 백 경정의 '친정'인 경찰에서 먼저 킥스 사용을 불허한 것이다.

시사저널 취재 결과, 백 경정(현 서울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은 지난 23일 오후 경찰 측으로부터 '킥스 사용 불가' 통보를 받았다. 백 경정이 서울동부지검에 꾸려진 검찰에 파견 갔으니 '검찰 킥스'를 써야 한다는 게 이유다. 검찰은 이후 경찰 측과 킥스 사용 허가 등을 두고 협의했다고 한다. 이마저도 경찰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백 경정 수사팀이 꾸려진 서울동부지검에 파견된 다른 경찰 공무원들의 경우 경찰 킥스를 쓰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소속으로, 경찰 킥스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백 경정은 30일 오전 시사저널에 "전날(29일)에도 경찰 킥스를 사용하는 건 어렵다는 구두 답변을 받았다"며 "경찰이 인사 발령을 한다더니 현재도 화곡지구대 소속인데 지구대장은 수사권이 없다. 그러니 (킥스를) 막아놓은 것"이라고 했다. 이는 국가수사본부 소속 공무원들은 백 경정과 달리 경찰 킥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대목을 뒷받침한다. 백 경정은 "서울동부지검 합동수사팀에는 윤국권 단장이 이끄는 1팀에만 32명이라고 하는데 내가 이끄는 2팀에는 5명이 있다"며 "1팀에 파견된 경찰의 사정은 모르겠지만 2팀에서는 모두 경찰 킥스를 못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은 검찰 킥스를 사용하라고 설명하지만 검찰에서도 허가하기 어려운 듯하다"면서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은 앞서 국회 국정감사에서 '백해룡이 밖에서 자꾸 불편하게 하니 (수사팀)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지 않았나. 그러면 (검찰) 킥스라도 사용하게 해 줘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검경이 버티면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어디에서든 사용 허가를 하면 좋겠다"고 했다. 검찰(법무부)과 경찰(행정안전부) 소관 부처는 다르다. 향후 공이 국무조정실로 넘어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백 경정은 그동안 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검찰에서 수사 개시조차 못 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26일 언론 입장문에서는 검찰을 비판하며 "경찰에서 경찰망 설치, 킥스 프로그램 설치해서 언제든 수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는 발표는 모두 거짓"이라고 했다. "킥스 사용하면 안 된다고 해 내가 취급했던 사건도 당연히 볼 수 없다"고도 했다. 그 배경에는 경찰의 결정이 있었던 것이다. 오히려 검찰은 경찰 측을 상대로 백 경정에 대해 형식적으로나마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곳으로 인사 명령을 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파견 간 기관의 킥스를 쓰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이 백 경정에게 킥스 사용 등과 관련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다. 킥스 관련 규정은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과 그 시행령, 경찰 형사사법정보시스템 운영규칙 등이다. 여기서 경찰 형사사법정보시스템 운영규칙(제5조)은 범죄 수사 혹은 이를 지원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경찰공무원 등 사용자의 범위와 사용 권한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파견 공무원 관련 구체적 규정은 찾을 수 없었다. 서울동부지검 파견 경찰 공무원이 경찰 킥스를 사용하는 사실 역시 경찰 측의 해명과 엇나가는 지점이다.

이 때문에 수사기관 안팎에서는 경찰 조치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앞서 백 경정은 지난 2023년 9월 서울영등포경찰서 형사2과장 시절 말레이시아 국적 마약 피의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마약 조직과 세관 직원들과의 연루설, 검찰의 봐주기 수사, 나아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마약 사업 및 국가정보원의 비호 등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이재명 정부 민정수석실 지시에 따라 지난 6월 검경 합동수사팀이 대검찰청에 꾸려졌다. 사건은 지난 8월 임은정 검사장이 수장인 서울동부지검 지휘로 변경됐다. 급기야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합동수사팀 문제를 제기해 온 백 경정의 수사팀 합류를 지시했다.

다만 경찰 내에서조차 의혹의 실체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역시 피의자들의 진술과 압수한 수첩 등을 토대로 조직원들에 대해 이미 수사한 사실도 드러났다(10월24일자 기사 참조). 킥스 논란을 둘러싼 의구심은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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