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실점 경기를 물끄러미 돌려봤다, 그곳에 답이 있었다… KIA 기대주의 치열한 전쟁이 시작됐다

김태우 기자 2025. 10. 3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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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풀타임 선발 및 차세대 에이스로서의 가능성을 모두 선보인 김도현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스스로도 도대체 왜 이렇게 얻어맞는지 이해를 못할 정도였다. 평소에는 경기 첫 타자에게 던진 초구부터, 마지막 타자에게 던진 공까지 그 순서가 생생하게 기억나곤 했지만 이날 경기는 아니었다.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올 시즌 KIA 선발 로테이션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김도현(25·KIA)은 올해 잘 던진 경기들이 꽤 많았다. 굳이 따지자면 못 던진 경기보다 그럭저럭 자기 몫을 한 경기가 더 많았다. 그런데 시즌이 끝난 뒤, 김도현은 8월 21일 광주 키움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김도현은 이날 선발로 등판했으나 2⅓이닝 동안 홈런 하나를 포함해 10개의 안타를 맞으면서 무려 10실점했다. 최악의 날이었다.

김도현은 “솔직히 제 정신이 아니었다. 그냥 ‘아, 왜 계속 맞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했다. 김도현은 “원래 모든 경기를 다 돌려보는데, 그날 경기는 솔직히 안 봤다. 그냥 너무 열 받기도 해서 계속 안 봤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사람이라면 좋은 기억은 남기고, 나쁜 기억은 빨리 잊고 싶은 게 인지상정. 그러나 김도현은 조금의 시간이 지나 그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곳에 답이 있을 것 같았다.

시간이 조금 지나 차분하게 돌려보니 느낀 게 많았다. 잘 돌려봤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문제점이 그 한 경기에 집약되어 있었다. 김도현은 “다시 생각을 했을 때 로케이션의 문제도 많이 있었고, 변화구가 그렇게 예리하지도 않았다”면서 “그런 부분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았다. 생각을 많이 했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 김도현은 후반기 부진의 원인을 곰곰하게 분석하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올해 팀의 5선발 경쟁에서 승리하며 팀의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된 김도현은 전반기 16경기에서 90⅔이닝을 던지며 4승3패 평균자책점 3.18로 선전했다. 기대 이상의 투구를 선보이며 부상과 부진으로 점철된 KIA 토종 선발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투구 내용에 비하면 4승이 너무 박했다. 승운이 안 따른다고 모두가 위로했다.

하지만 후반기 8경기에서는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9.09, 피안타율 0.372로 무너졌고 부상까지 겹치며 결국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김도현의 2025년이 좋은 기억보다는 보완해야 할 점으로 가득 남은 이유였다. 김도현은 “그냥 조금 우울했다. 일단 팀 성적이 안 좋았고, 나도 후반기 때 좋지 않은 기록이었다. 그리고 부상도 오고 그러니 마지막에는 조금 그랬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렇다고 해도 김도현이 한 계단을 더 밟고 올라선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시즌이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KIA의 1군 핵심 전력이 아니었던 김도현은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경쟁을 통해 자리를 잡고, 시즌을 거의 완주했다. 후반기 성적이 다소 부진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많은 이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사실 스트레스가 많은 시즌일 법했다. 시즌 전부터 황동하와 선발 한 자리를 놓고 엄청난 각축전을 벌였고, 첫 풀타임 시즌에 후반기에는 구위까지 떨어지며 고민의 시기가 길었다. 그러나 김도현은 “나는 5선발 경쟁을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고, 오히려 그렇게 해야 나도 긴장감이 많이 생기고,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런 부분은 좋았다”고 고개를 저으면서 “나도 이제 차근차근 올라가야 하는 그런 선수이기 때문에 그게 오히려 좋았다”고 올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 김도현은 패스트볼의 상하 움직임과 변화구를 가다듬어 올해 이상의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다 ⓒKIA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김도현이 지금 이상의 실력과 실적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고 확신한다. 지금 단계에서 만족하지 않고 더 나아가면 6이닝 3실점 투수가 아니라 7이닝 2실점 투수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가졌다는 것이다. 투심패스트볼이 시속 150㎞를 넘나드는 선발 투수는 사실 리그에도 몇 없다. 올해 후반기에 느낀 것이 많았으니 이를 차분하게 보완하면 내년에는 10승 투수로 거듭날 수 있다고 대놓고 기대감을 드러낸다.

김도현도 만족은 없다. 방심하면 언제든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긴장감도 가지고 있다. 김도현은 “이 자리는 누가 와도 할 수 있는 자리다. 나도 그 자리를 들어가기 위해 항상 계속 열심히 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후배들 및 경쟁자들의 도전장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김도현은 “티는 안 내지만 그런 생각들이 다 있지 않을까”라면서 지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도현은 패스트볼의 상하 움직임, 그리고 체인지업·커브 등 변화구의 움직임을 더 보완해 내년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는 각오다. 아픈 부위는 수술까지는 필요한 수준은 아니라 비시즌에 재활을 하고 보강을 철저히 하면 내년 시즌 준비에 큰 차질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도현은 “담담하게 내년을 준비하는 것 같다”는 말에 “아니다. 치열하게 하고 있다”고 웃으면서 “혼자만의 생각을 하고 싸우고 있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내년 KIA 선발진의 토종 에이스 경쟁에 불을 붙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내년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김도현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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