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거주 외국인 258만명 ‘사상 최대’…사회통합은 새 과제

강승구 2025. 10. 3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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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 속 정주형 외국인 급증
수도권 집중·정주형 유입으로 사회자본 악화
日 고도인재·특정기능제도 등 인력 유치 강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막을 일주일 앞둔 24일 서울역 대합실 전광판에 APEC 홍보영상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 장기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이 경북인구 규모인 258만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외국인 거주 인구도 빠르게 늘면서, 이들의 안정적 정착과 상생 기반 마련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변화보다 점진적인 속도로 다문화·다인종 사회와의 융합과 사회통합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행정안전부가 30일 발표한 ‘2024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 현황’에 따르면 작년 11월 1일 기준 3개월을 초과해 국내에 장기 거주한 외국인 주민 수는 258만362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246만명)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치 경신이다. 장기 거주 외국인 주민 수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외국인 주민 수는 인구주택총조사 기준 우리나라 총인구 5180만5547명의 5.0%에 해당한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인구 규모 6위인 경북(257만8999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전국 17개 시도 모두에서 외국인 주민이 증가했다. 전남(10.5%), 울산(8.9%), 경북·충남(8.8%), 충북(8.4%) 등 비수도권 지역의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증가 인원은 경기(3만5273명), 충남(1만3656명), 경남(1만2071명), 경북(1만451명) 순으로 1만명 이상 늘었다.

전체 외국인 주민의 56.7%인 146만5181명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주민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은 경기(84만5074명), 서울(45만888명), 충남(16만9245명), 인천(16만9219명), 경남(16만2714명) 순이었다.

강원 산지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7.8도까지 떨어진 28일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관령 고랭지에서 농민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무 수확을 서두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저출산 절벽 국면 속에서 국내 장기 거주 외국인이 늘면서, 외국인과 이민자의 지역사회 융합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인구감소 시대 인적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종합 연구’에 따르면 지역 내 외국인 주민이 늘수록 내국인은 안전과 생활환경 측면에서 사회적 신뢰가 약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내국인의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외국인 증가로 인한 교통사고·쓰레기 배출·교육 시설 부담 등 생활 여건의 변화가 함께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양상이 달랐다. 외국인 유입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주로 수도권에서 나타난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내국인 집단 간 차이는 크지 않았으며, 일부 내국인은 거주지를 옮겨 외국인 유입에 따른 영향을 완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외국인이 단기 체류가 아닌 정주형 형태로 지역사회에 들어올수록 사회자본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

한요셉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우리 사회는 이민자 중심으로 구성된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다문화·다인종 사회로 가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급격한 변화보다 토대를 쌓아가는 접근이 맞다”고 설명했다.

해외 주요국도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 인재 유입과 정착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인구감소에 대응한 일본의 지역인력정책과 시사점’을 보면 일본은 외국인 노동자 유치를 위해 재류자격 확대, 체류기간 연장, 전문직 인력 유치 제도 개선 등을 지속 추진해왔다.

1990년 재류자격 정비를 시작으로 2012년 ‘고도인재 외국인 포인트 우대제도’, 2019년 ‘특정기능제도’를 도입했다. 이어 2023년 4월에는 기존 포인트 우대제의 요건기간을 단축한 ‘특별고도인재제도’를 신설해 제도를 한층 정비했다.

이러한 적극적 제도 개선으로 지난해 일본의 외국인 노동자수는 230만2587명으로 전년 대비 25만3912명(12.4%) 증가했다.

한 연구위원은 “일손이 부족하다고 해서 무작정 다 받아들이면 안 된다”며 “부작용이 적은 분야부터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외국인이 국내에서 문제없이 생활하고 국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승구 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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