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농담 속 팽팽한 긴장···세계가 주목한 미·중 ‘세기의 담판’

김희진 기자 2025. 10. 3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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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우)이 30일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부산 김해공항 나래마루에 도착해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주 성공적인 회담이 될 것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는 아주 강경한 협상가죠. 이건 별로 좋지 않습니다. 하하. 우리는 서로를 잘 압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 부산 김해국제공항 나래마루에서 6년 4개월여 만에 마주한 시 주석과 악수하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상징하는 듯한 빨간 넥타이를 매고 먼저 회담장에 도착해 시 주석을 맞이했다. 발언 중엔 시 주석을 보고 웃음 짓거나 그의 등을 두드리기도 했다. 시 주석은 무표정에 가까운 옅은 미소로 일관해 온도 차를 보였다.

정상회담은 오전 11시7분쯤 트럼프 대통령의 화기애애한 모두발언으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나의 오랜 친구” “매우 기품있고 존경받는 중국 주석” “위대한 나라의 위대한 지도자” 등으로 칭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많은 것에 합의했는데 회담에서 더 많은 합의를 하려 한다”며 “우리가 오랫동안 환상적인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화답하듯 덕담했으나 뼈 있는 발언을 되돌려줬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휴전에 기여하는 등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추켜세우면서도 “우리의 의견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세계를 선도하는 두 경제 대국이 때때로 마찰을 빚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미국은 파트너이자 친구여야 한다”며 “세계 대국으로서 전 세계에 공동으로 큰 책임을 진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시 주석의 모두발언이 ‘우정’을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단호하고 냉정한 톤이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이 30일 부산 김해공항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우)에게 귓속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핵무기 실험 재개를 지시했다’고 밝히면서 회담장엔 한층 긴장감이 돌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1시간여 앞두고 갑자기 핵 실험을 거론한 것은 중국에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됐다. 이날 회담이 비공개로 전환되기 직전 트럼프 대통령은 ‘왜 핵 프로그램을 바꿨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기도 했으나 “모두 정말 감사하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정상회담은 약 1시간40분 만에 종료됐다.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무역 담판’이 이뤄진 시간(60분)에 비교하면 이번 회담이 두 배 가까이 길었다. 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밖으로 나와 나란히 서서 악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귓속말했고 시 주석이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도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전용기에 올라 한국을 떠났다.

시 주석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로 이동했다. 그가 한국에 방문한 건 2014년 7월 이후 11년여 만이다. 시 주석은 이날 김해국제공항으로 입국해 조현 외교부 장관 등의 영접을 받고 의장대를 사열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최고 수준의 예우를 상징하는 예포 21발도 발사됐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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