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회적기업은 왜 소송 걸었나: 대웅제약 오너 기업 '10년 독점의 병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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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출자·출연기관 계약사무 위탁 전문기관에 지정된 업체 2곳은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
우리는 '그림자 제도' 1편과 2편에서 '계약사무 위탁 전문기관 지정제도'의 부실한 관리·감독 문제와 독점 논란을 꼬집었다. 계약사무 위탁 전문기관 지정제도는 지방 출자·출연기관의 입찰·회계 등 계약사무를 대행하는 업체를 지정하는 제도다.
"기업은 사업 규모가 크든 작든 수주하기 위해 힘을 쏟는다. 우리 같은 사회적기업도 마찬가지다. 특히 정부 사업은 공신력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런데 누가 정부가 만든 제도에 이처럼 흠결이 많은지 알겠는가. 법적 소송을 떠나 제도적 보완을 하루라도 빨리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무도 모르게 그림자처럼 존재해온 계약사무 위탁 전문기관 지정제도, 이대로 놔둬도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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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말하지 않는 그림자 제도
계약사무 위탁 전문기관 지정제도 3편
대웅제약 ‘오너 2세’ 윤재승 개인회사
이지메디컴 이중 수수료 수취 논란
기관·낙찰자 양쪽에서 수수료 챙겨
이지메디컴 변호사법 위반 논란도
행안부 허술한 관리·감독 따져봐야
지방 출자·출연기관 계약사무 위탁 전문기관에 지정된 업체 2곳은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 정부의 허술한 관리·감독이 독점을 묵인하는 상황을 초래한 셈인데, 전문기관 2곳 중 1곳에서 문제가 터졌다. 視리즈 '그림자 제도' 위탁 전문기관 지정제도의 실체 3편이다.
![지방 출자·출연기관 계약사무를 돕기 위해 도입한 전문기관 지정제도가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사진|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30/thescoop1/20251030154640514jvbz.jpg)
우리는 '그림자 제도' 1편과 2편에서 '계약사무 위탁 전문기관 지정제도'의 부실한 관리·감독 문제와 독점 논란을 꼬집었다. 내용을 한번 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계약사무 위탁 전문기관 지정제도는 지방 출자·출연기관의 입찰·회계 등 계약사무를 대행하는 업체를 지정하는 제도다. 행정안전부(당시 행정자치부)가 2016년 1월 8일에 시행했다.
햇수로 10년째를 맞은 2025년 10월 현재, 계약사무 위탁 전문기관으로 지정된 곳은 2개로, 사단법인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와 의약품·의료기기 구매대행업체 이지메디컴이다. 10년간 '재지정 절차'가 단 한번도 없었으니, 두 업체가 사실상 '지방 출자·출연기관의 계약사무'를 독점해온 셈이다.[※참고: 이지메디컴의 최대주주는 대웅제약 창업주의 삼남 윤재승 대웅그룹 미래비전책임자(지분율 23.79%·2025년 상반기 기준)다.]
문제는 두 업체의 운영체계가 제각각이란 점이다.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는 제도의 취지대로 '공적 기관'의 계약사무만 대행한다. 이지메디컴은 민간기업의 업무도 수주한다.
수익을 올리는 방식도 제멋대로다.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는 계약사무의 대행을 요청한 공적 기관 한쪽에서만 수수료를 받는다. 이지메디컴은 대행을 맡긴 업체뿐만 아니라 그 업무를 수탁한 곳에서도 수수료를 챙긴다. 이를테면 '이중 수수료'를 챙기고 있는 셈이다. [※ 참고: 자세한 내용은 계약사무 위탁 전문기관 지정제도 1편 '10년 간 감독 안했다, 정부가 만들었지만 정부가 모르는 제도', 2편 '누굴 위한 10년 독점인가? 아무도 모르는 제도 아무도 모르는 특혜'에서 다뤘다.]
두 업체가 이렇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업무를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 2023년 이지메디컴이 한 병원의 계약사무를 위탁받아 진행하는 과정에서 법적 문제가 터졌다.
시계추를 법적 사건이 시작된 2023년으로 돌려보자. 그해 4월 14일 이지메디컴은 '경북권역재활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지원인력 파견용역' 계약사무를 위탁받아 조달청 '나라장터'에 입찰 공고문을 올렸다.
경북권역재활병원에서 근무할 32명(재활지원 인력 24명·병동지원 인력 8명)을 파견할 업체를 구하는 내용이었다. 입찰금액은 13억2896만5440원(부가세 포함), 계약기간은 2023년 5월 2일부터 2024년 5월 1일이었다.
사회적기업 위드플러스는 입찰보증금 6645만원(부가세 포함)을 내고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참고: 경북권역재활병원은 지방 출자·출연기관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경북권역재활병원의 법적 성격은 위드플러스와 이지메디컴간 소송의 핵심 쟁점이 됐다. 자세한 내용은 후술했다.]
■ 논란➀ 이중 수수료 = 그런데 계약 체결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이지메디컴이 위드플러스에 거래금액의 1.71%를 수수료(서비스이용료)로 요구한 게 발단이었다. 입찰금액이 13억2896만5440원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2272만5309원(13억2896만5440원×1.71%)을 청구한 셈이었다.
위드플러스는 이지메디컴에 "계약사무를 대행한 경북권역재활병원에서 수수료를 받으면 그만이지, 왜 입찰기업에도 수수료를 받느냐"고 항변했다. 하지만 이지메디컴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다음과 같은 답변서만 보냈다. "금액 변경 요청 공문을 회신했지만 수용할 수 없음을 알린다. 체결기한까지 계약이 불가한 경우 입찰보증금 6645만원을 귀속조치한다."
계약은 끝내 불발됐고, 이지메디컴은 입찰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위드플러스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지난 9월 이지메디컴을 상대로 '입찰보증금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누구의 잘못일까. 이지메디컴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따져볼 점이 적지 않다. 2016년 이지메디컴과 함께 계약사무 위탁 전문기관으로 지정된 사단법인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는 업무를 위탁한 기관에서만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지메디컴처럼 업무를 낙찰받은 곳에선 수수료를 받은 적 없다. 공적으로 같은 업무를 하는 조달청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문제는 제도적 공백에 있다. 2016년 행안부가 계약사무 위탁 전문기관을 지정하면서 발표한 기준엔 "위탁수수료는 출자·출연기관과 전문기관이 협의해 결정한다"는 내용만 있다. 이를 근거로 행안부는 "우리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는 이상한 해명을 늘어놨다.
행안부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이 규정은 출자·출연기관이 필요에 따라 계약사무를 전문기관에 위탁할 수도 있다는 걸 정한 것이다. 행안부가 민간기업의 수수료 문제까지 관여할 수는 없다."
이 해명은 문제가 있다. 2016년 계약사무 위탁 전문기관 제도를 만든 행안부는 그해 2곳을 전문기관으로 지정했다. 이럴 경우엔 통상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특히, 수익과 직결되는 '수수료 운용 방식'은 2곳이 같아야 정상이다. 하지만 행안부는 이 문제를 무려 10년간 파악하지 못했다. 2016년 제도 설립 이후 단 한번도 '재지정 절차'를 밟지 않은 데서 비롯된 폐해다.
■ 논란➁ 변호사법 위반 = 행안부의 해명에서 꼬집을 점은 또 있다. "민간기업의 수수료 문제까지 관여할 순 없다"는 내용이다. 1편과 2편에서 다룬 계약사무 위탁기관 지정제도의 핵심 내용을 복기해보자. "계약사무 위탁 전문기관 지정제도는 지자체가 출자·출연한 기관의 계약사무를 전문기관에 위탁하는 것이다. 취지는 공공계약 혹은 회계업무의 전문성 담보다."
언뜻 봐도 지방 출자·출연기관의 계약사무가 이 제도의 범위다. 그렇다면 이지메디컴은 어떻게 지방 출자·출연기관이 아닌 경북권재활병원의 계약사무를 위탁해 대행할 수 있었던 걸까. 이지메디컴 측은 "공적 영역이든 민간 영역이든 계약사무를 위탁받는 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따져볼 점이 많다. 행안부가 전문기관으로 지정한 업체가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의 계약사무까지 수주할 수 있다면 '왜 공공 영역을 이들 2곳에만 맡겼는지'를 설명할 수 없다. 행안부가 나서 이지메디컴의 '독점'을 공인해준 셈이다. 실제로 또다른 전문기관인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는 민간의 계약사무를 대행하지 않는다. 스스로 제도의 취지를 존중하고 있다는 거다.
법적 문제도 있다. 변호사법 위반 논란이다. 변호사법 34조는 "변호사가 아닌 자는 변호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업무를 통해 보수나 그 밖의 이익을 분배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변호사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행위는 감정·대리·중재·화해·청탁·법률상담·법률관계 문서 작성과 그 밖의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행위다. 이에 따르면, 경북권역재활병원의 계약사무를 위탁한 이지메디컴으로선 변호사법 위반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위드플러스의 소송을 맡은 김학무 법무법인 부원 변호사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나라는 변호사법 위반을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도 하고 있다. 이지메디컴은 대가를 받고 지방 출자·출연기관도 아닌 경북권역재활병원의 법률 사무를 대행한 것이다.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충분하다."
문제는 행안부의 태도다. 계약사무 위탁기관 지정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법적 소송'으로 비화했는데도, 행안부는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면서 불구경만 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제도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지메디컴의 최대주주는 23.79%의 지분을 보유한 윤재승 대웅그룹 미래비전책임자(CVO)다.[사진|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30/thescoop1/20251030154643260rdrc.jpg)
행안부 관계자는 "출자·출연기관 계약사무 위탁 전문기관을 지정할 당시의 회의록 등이 남아 있지 않아 왜 전문기관을 지정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거듭 말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제도적 공백 탓에 10억원이 넘는 사업을 날린 것도 모자라 입찰보증금까지 되돌려 받지 못한 김승모 위드플러스 대표는 "정부가 만든 제도가 이렇게 많은 흠결을 갖고 있으면 누가 정부 사업을 받으려 하겠는가"라면서 말을 이었다.
"기업은 사업 규모가 크든 작든 수주하기 위해 힘을 쏟는다. 우리 같은 사회적기업도 마찬가지다. 특히 정부 사업은 공신력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런데 누가 정부가 만든 제도에 이처럼 흠결이 많은지 알겠는가. 법적 소송을 떠나 제도적 보완을 하루라도 빨리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무도 모르게 그림자처럼 존재해온 계약사무 위탁 전문기관 지정제도, 이대로 놔둬도 괜찮은 걸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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