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투자 연 200억달러’에…전문가 “환율 측면서 선방”

한-미 관세 협상 결과 대미 직접투자 규모를 연간 200억달러 한도로 설정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도 외환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기존 외환보유액을 감소시키지 않는 선에서 등을 외환자산 운용수익과 채권 발행 등을 활용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미투자 자금조달 방식과 관련해 “한국은행 외환보유액 운용수익, 수출입은행·산업은행 정책금융 조달, 필요시 해외 차입을 병행한다”고 밝혔다. 전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이미 보유 중인 외환자산의 운용 수익을 활용하고,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경우 국내 외환시장이 아닌 국제 자본시장에서 ‘정부 보증채’ 등을 발행해 조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한국은행 설명 등을 종합하면, 연간 투자 상한선으로 합의된 200억달러(약 28조원) 중 약 150억달러는 외환자산 운용 수익으로 충당될 전망이다. 한은과 기획재정부 등 외환당국은 한국의 외환보유액(9월말 기준 4220억달러)이 감소하지 않는 범위에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연간 150억달러 안팎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은은 구체적인 외환보유액 운용수익은 공개하지 않지만, 외환보유액 중 유가증권은 3800억달러로 약 90%를 차지한다. 보유 자산의 평균 이자율을 4%로만 가정하더라도 연 150억달러 수익이 가능하다. 지난해 한은 연차보고서상 유가증권 운용수익 등 영업수익도 26조4700억원(약 186억달러)으로, 원화 수익 등을 제외하면 150억달러 남짓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화 자산 운용 수익만을 활용하면 외환시장에서 별도 환전을 거치지 않고 환율에 대한 영향 없이 중립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는 달러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한국계 외화채권(KP) 발행 등을 통해 추가로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과 정부는 과거 달러 채권 발행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정책금융 등을 통해 50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특히 초기부터 연간 투자 한도인 200억달러가 투입될 가능성이 낮아 위험이 더욱 분산된다고 보고 있다. 구 부총리는 이날 국감에서 “기성고(사업의 진척 정도)에 따라 돈이 나가기 때문에 초기에는 한꺼번에 200억달러가 나가기 어렵다고 보이고,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김용범 실장은 전날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별도의 근거도 마련했다고 전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 측면에서 상당히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김 센터장은 “애초에 외환보유액 중 뭉칫돈이 나가면서 외환 수급의 밸런스가 깨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한국 경상수지 안정성이 높아진 상황(9월 기준 91억달러 흑자)에서 특별히 달러 부족이 우려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박상현 아이엠(iM)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자금조달 방식이 당장은 외환 시장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달러 유동성 자체가 부족한 시장 환경이 왔을 때 우리가 조정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미국에서 강한 요구를 했을 때 피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금융 패키지 투자 기금 설치 근거를 담은 ‘대미 투자 특별법안’을 신속히 준비해 국회에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법안이 발의되면 발의 시점에 속하는 달의 첫날로 소급해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양국이 합의했다. 구 부총리는 “(특별법은) 최대한 빨리해 11월에 제출하면, 11월1일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철강은 추후 협상이 더 가능하느냐’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지금 철강은 50%로 지금 돼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 미국에 더 요청해야 할 사항”이라고 답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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