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바다도 기후협상 테이블에…국내 최초 ‘사물의 의회’

김지숙 기자 2025. 10. 3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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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공기, 숲과 동물이 한자리에 모여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실제로 브뤼노 라투르는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제21차 당사국총회(COP21) 직전 대양·토양 등 비인간 대표단을 포함한 모의 협상 '협상의 극장'(Theater of Negotiations)을 진행했고, 네덜란드도 '북해 대사관'(Embassy of the North Sea) 프로젝트 등으로 '사물의 의회' 개념을 현실화하려는 시도를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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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1일~2일 서울시청에서 개최
지난달 20일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에서 열린 ‘2025 사물의 의회’ 준비모임에서 김환석 조직위원장이 행사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조직위 제공

바다와 공기, 숲과 동물이 한자리에 모여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인간뿐 아니라 ‘비인간’ 주체들까지 협상 대표로 가정해 실제 법 개정 논의를 벌이는 독특한 행사가 국내 최초로 열린다.

30일 ‘사물의 의회 조직위원회’는 오는 11월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사물의 의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철학자 브뤼노 라투르가 제안한 실천적 개념인 ‘사물의 의회’는 인간과 비인간(사물)의 상호의존성을 인식해 이들을 동등한 행위자로 인정해 공동의 세계를 구성하자는 주장으로, 기후위기 시대 비인간과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제로 브뤼노 라투르는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제21차 당사국총회(COP21) 직전 대양·토양 등 비인간 대표단을 포함한 모의 협상 ‘협상의 극장’(Theater of Negotiations)을 진행했고, 네덜란드도 ‘북해 대사관’(Embassy of the North Sea) 프로젝트 등으로 ‘사물의 의회’ 개념을 현실화하려는 시도를 벌인 바 있다.

이번에 우리나라 최초로 열리는 ‘사물의 의회’에서는 기후변화를 주제로, 시민 100명이 각 그룹을 대표하는 ‘외교관’으로 나서 이틀 동안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법·제도·정책을 협의하고 구체적인 요구안을 제안한다. 분야는 각각 △대기 △해양 △산림 △동물 △기술 5개 비인간 그룹과 △기업인 △노동자 △농민 △미래세대 △사회적 약자 5개 그룹으로 나뉘는데, 사전에 조직위가 모집한 전문가·활동가·일반 시민이 각각 10명씩 그룹의 대변인으로 참여하게 된다. 참가자들은 지난달 20일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 피츠버그홀에서 준비모임을 갖고, 그룹별 논의를 진행해 오고 있다.

‘사물의 의회’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 누리집 갈무리
지난달 20일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에서 ‘2025 사물의 의회’ 준비모임에서 한 참가자가 강의를 듣고 있다. 조직위 제공
지난달 20일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에서 ‘2025 사물의 의회’ 준비모임에서 ‘60+ 기후행동’ 회원들이 축하 공연을 펼치고 있다. 조직위 제공

조직위는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자이면서도 그동안 기후 대응 과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비인간 존재들과 사회적 약자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해 말 ‘2025 사물의 의회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1년 동안 행사를 준비해왔다. 김환석 조직위원장(국민대 명예교수)은 “이번 사물의 의회는 인간뿐 아니라 비인간까지 확대된 민주주의가 실현된 미래 의회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이틀 동안 숙의를 거쳐 만든 요구안을 국회 기후특위와 정부 부처에 전달해 실제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경희대 ‘기후-몸 연구소’와 ‘녹색서울시민위원회’가 함께 주최하고, ‘가치를 꿈꾸는 과학교수모임’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성공회대 농림생태환경연구소’ ‘신유물론연구회’ ‘우리학교’ ‘참여연대’가 후원한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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