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확실성 반영” 美 연준, ‘분열’ 속 금리 추가 인하... 엔데믹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낮춰

유진우 기자 2025. 10. 3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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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미트 ‘동결’ 對 미란 ‘0.5%p 인하’
파월 “12월 추가 인하, 기정사실 아니다”
올해 추가 인하 확률 90%에서 54%로 급락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9일(현지시각) 지난 9월에 이은 올 들어 두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로써 미국 금리는 2022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췄다. 새 금리 목표 범위는 연 3.75~4.00%다. 한국(연 2.5%)과 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5%포인트로 줄었다.

블룸버그 등 주요 언론은 이번 연준 결정은 사실상 깜깜이 상태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단)이 한달째 이어지면서 현재 노동통계국(BLS) 같은 미국 정부 핵심 통계 기관들은 일제히 문을 닫았다. 연준은 한달 내내 월간 고용 보고서, 소비자 물가, 지출 통계 등 정책 판단 근거가 되는 공식 데이터를 받아보지 못하고 있다. 백악관은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가 아예 발표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025년 9월 17일 워싱턴 D.C.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연방준비제도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준은 이날 금리인하 성명서에서도 데이터 공백에 대한 우려를 드러났다. 연준은 평소 사용하던 ‘최근(recent)’ 지표 대신 ‘이용 가능한(available)’ 지표라는 이례적 표현을 썼다. 파월 의장은 “민간 데이터와 전국에서 수집한 일회성 증거들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런 수치가 공식 통계 정밀도를 대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성명서를 보면 연준은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가지 상충하는 목표와 부정확한 통계 사이에서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연준 판단에 따르면 9월 CPI는 연 3% 웃돌고 있어 미국 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치(2%)를 상회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연준은 노동시장 둔화 위험을 더 크게 봤다. FOMC는 성명에서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확장 중”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최근 몇 달간 고용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명시했다.

셧다운 직전 마지막 공식 지표였던 8월 실업률은 4.3%로 소폭 올랐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이 덜 역동적이고 다소 부드러워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관세를 제외하면 목표치 2%에서 그리 멀지 않다”고 언급,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을 일시적 요인으로 보는 시각을 드러냈다.

29일 미국 뉴욕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한 후 기자회견을 중계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발표 이후 열린 기자 회견에서 올해 중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투자자들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파월 의장은 “12월 회의에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위원들 간 ‘매우 다른 견해들(strongly differing views)’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12월 추가 금리 인하는 결코 기정사실이 아니다. 전혀 그렇지 않다(Far from it)”고 거듭 강조했다. 오히려 19명 전체 위원 사이에서 “최소한 한 차례(a cycle)는 지켜보자”는 신중론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셧다운 장기화를 그는 ‘안갯속 운전’에 비유했다. 파월 의장은 “안갯속에서 운전할 때 무엇을 하는가? 속도를 줄인다”고 말했다. 데이터 공백이 12월 동결 근거가 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 발언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연준 내부 분열상은 투표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표결은 10대 2였다. 제프리 슈미트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는 매파(긴축 선호) 입장이다.

반대편에선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가 0.5%포인트에 해당하는 ‘빅 스텝’을 요구했다. 빅 스텝은 보통 0.25%포인트 단위로 이뤄지는 금리 인하를 이름처럼 2배 더 급진적으로 가져가는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미란 이사는 지난달 회의에서도 같은 주장을 폈다. CNBC에 따르면 매파와 비둘기파(완화 선호)가 동시에 각자 반대표를 던진 사례는 2019년 9월 이후 6년 여만에 처음이다. 연준 지도부가 향후 경로를 두고 얼마나 심각한 의견 대립을 겪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스티븐 미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이사가 2025년 9월 22일 뉴욕시에서 열린 뉴욕경제클럽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준이 올해 추가로 금리를 더 낮출 것이라 기대했던 증시는 이달 금리 인하 소식보다 파월 의장 발언에 더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집계하는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금리 인하 확률은 하루 전 90% 수준에서 파월 발언 직후 50%대로 급락했다. S&P500 지수 등 뉴욕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회담에 대한 기대감에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책 금리 전망에 가장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0.1%포인트(10bp) 급등했다.

AP는 TD증권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 겐나디 골드버그를 인용해 “파월 의장이 12월 자동 인하 아이디어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연준은 금리 인하가 실제로 필요한지 확인하기 위해 (셧다운을 마치고 나서야) 정확한 경제 데이터가 나오길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얼라이언스번스틴 소속 스콧 디마지오 채권 부문 대표는 블룸버그에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에 너무 많은 기대감을 투영했다”며 “추가 금리 인하가 없다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현재 4%대에서 4.25%로 뛸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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