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3년, 달라진 대구 거리…‘안전한 즐김’이 새로운 문화로

권종민 기자 2025. 10. 3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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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오후 7시께, 대구 중구 동성로 거리.

반면 도심이 조용해진 사이, 대구의 테마파크 이월드는 '안전한 축제 모델'을 내세워 가족 중심의 할로윈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 문화기획 전문가는 "대구는 젊은층이 많고 도심 구조가 밀집돼 있어 안전관리 체계가 선행돼야 한다"며 "지자체와 상권이 협력해 시민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소프트 페스티벌' 형태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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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이후 세 번째로 맞는 할로윈, 대구의 도심 풍경은 확실히 달라졌다. 사진은 이월드에서 열리고 있는 코스믹 파티 참가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월드 제공

지난 29일 오후 7시께, 대구 중구 동성로 거리. 예년 같으면 핼러윈 주간을 맞아 분장을 한 청춘들로 붐볐을 시기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한결 차분했다. 일부 카페 창문에 호박 장식이 걸려 있고, 편의점 한켠에 초콜릿이 놓여 있을 뿐 거리 전체가 고요했다.

SNS 인증사진이 넘쳐나던 3년 전 풍경은 이제 보기 어렵다. 이태원 참사 이후 세 번째로 맞는 할로윈, 대구의 도심 풍경은 확실히 달라졌다. 동성로 인근에서 만난 대학생 김지은(22) 씨는 "예전엔 파티룸 예약이 필수였는데, 올해는 그런 분위기가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대구의 주요 유통업계도 올해 대형 할로윈 행사를 열지 않았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포토존을 간소화했고, 일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한정 메뉴만 내놓는 수준에 그쳤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할로윈을 전면적으로 내세우는 건 조심스러운 분위기"라며 "소비자들도 요란한 행사보다는 조용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했다.

과거 동성로 일대에서 진행되던 '할로윈 거리축제'도 2022년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대신 상점가에서는 '가을 정취', '시즌 한정' 같은 문구로 표현을 바꿔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상인 박민수(35) 씨는 "예전엔 젊은 손님들이 분장하고 몰려와 매출이 오르곤 했지만, 이제는 그런 인파가 사라졌다"며 "그래도 조용히 지나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김병우 대구경찰청장은 30일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인파 밀집이 예상되는 동성로 클럽골목을 직접 방문해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김 청장은 "이번 핼러윈 기간 동안 어느 때보다 긴장감을 가지고 모든 경찰관이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대구경찰청 제공

반면 도심이 조용해진 사이, 대구의 테마파크 이월드는 '안전한 축제 모델'을 내세워 가족 중심의 할로윈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월드 전역은 주황빛 조명과 호박 캐릭터로 꾸며졌고, 낮에는 퍼포먼스와 공연이, 밤에는 조명 쇼가 펼쳐졌다.

특히 지난 25일 열린 '코스믹 파티'는 인기 만화 캐릭터로 분장한 전문 코스어들이 퍼레이드를 선보이며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포토타임과 불꽃쇼 등 체험 중심의 콘텐츠가 마련돼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최용훈 이월드 대외협력팀장은 "즐거움에 초점을 맞춰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행사를 기획했다"며 "낮에는 코스튬 공연, 밤에는 불꽃쇼로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에는 '#대구할로윈' 태그가 여전히 수천 건 올라오지만, 대부분은 카페 인테리어나 가족 나들이, 이월드 인증샷 등 일상적인 콘텐츠가 중심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축제의 조용한 진화'로 보고 있다. 화려한 거리 축제 대신, 안전을 기반으로 한 소규모 체험형 문화가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한 문화기획 전문가는 "대구는 젊은층이 많고 도심 구조가 밀집돼 있어 안전관리 체계가 선행돼야 한다"며 "지자체와 상권이 협력해 시민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소프트 페스티벌' 형태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찰은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총 120여 명의 경찰력을 투입해 지자체와 합동으로 현장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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