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NC 감독 “아름답기만 한 야구는 없다”...내년 시즌 상위권 노려
2약 평가 깨고 5위로 마무리
신구조화 이룬 ‘원 팀’ 만들어
김주원·전사민 등 기량 만개
마무리 캠프부터 훈련 강도 높여
“기존 자원 최대한 활용할 것”

2025시즌 NC 다이노스 야구가 막을 내렸습니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2약으로 분류됐던 NC는 5위로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초보 감독 이호준은 선수들과 함께 3.5% 확률을 100%로 만들어냈습니다. 팀 성적이 요동쳤던 만큼 감독으로서도 복잡다단한 한 해였을 겁니다. 감독 1년차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웃고 울었을 그를 만나 지난 시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눈물로 다짐한 반등
이호준 감독은 감정 표현에 솔직한 편이다. 좀처럼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 다른 감독들과 달리 경기 중 환하게 웃기도 하고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이 종종 중계에 잡히기도 한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 전을 앞두고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28일 감독실에서 진행한 인터뷰 첫 질문도 '눈물'에 관한 내용이었다.
"10연승을 하는 동안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을 다 쏟아냈습니다. 와일드카드 1차전 다음 날 아침 선수들이 병원을 다녀와서는 하는 말이 '감독님, 저 경기 뛰겠습니다'였어요. 누구는 허벅지에 멍이 들어 있고 또 누구는 허리를 못 숙이고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그 상황에 어떤 기자가 지금 심정을 묻더라고요. 딱 그때 신호가 왔어요. 기자회견을 끝내고 경기 시작까지 1시간 정도 있었는데 진정이 안 되더라고요.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제가 뭐라도 해주고 싶은데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던 거지요.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 감독은 눈물을 삼키며 더 단단한 팀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속으로 되뇌었다.
"144경기를 뛸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합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이 조금 더 올라와 줘야지요. 시즌을 치르다 보면 누군가는 감각이 떨어질 때가 있는데 그 부분을 채워줄 선수들이 필요합니다. 저도 올해는 대체할 선수가 없다는 생각에 김주원 선수를 계속 출전시키기도 했어요."
그는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예고했다. 단순히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겠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선수에게 왜 그 훈련이 필요한지 이해시키는 과정이 될 거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뚝심의 결과물 김주원과 전사민
프로야구 감독으로서 믿음과 고집은 한 끗 차이다.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린다. 시즌 초 이호준 감독은 김주원을 상위 타선에 배치하고 전사민을 필승조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실제로 경기에도 적용했다. 하지만 시즌 초중반까지도 두 선수가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하자 감독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이 같은 여론이 뒤바뀌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1번 타자로 나선 김주원은 리그 최고 유격수로 등극했고, 전사민은 80이닝 넘게 던지며 팀 최고의 불펜 투수가 됐다.
"김주원 선수는 머리가 좋아요. 거기다 내구성이 좀 좋나요. 물론 저나 코치들이 집중 관리를 해준 것도 맞아요. 근데 그런 관리를 한다고 해도 모든 선수가 김주원처럼 되진 않습니다. 본인이 기회를 잡고 잘 성장해 준 거지요. 아마 내년에는 더 잘할 겁니다."
김주원보다 상대적으로 무명이었던 전사민은 더 극적이다. 8월까지 기복을 보이던 그는 9월부터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9월 17경기에서 20과 3분의 1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4점만 내줬다. 평균자책점은 1.77. 10월 3경기에서도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전사민은 시즌 전부터 평가가 좋았어요. 조금만 보완하면 정말 치기 어려운 공을 던질 거라는 사실을 알았지요. 그러면 2군이 아닌 1군에서 한번 해보자고 했던 거지요. 사실 시즌 초반에 분명히 부진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그렇게 되기도 했고요. 근데 크게 걱정은 안 했습니다. 공이 좋으니까 분명 극복해 낼 거라고 믿었던 거지요. 시즌 막판에는 본인 장점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타자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가 정립된 것처럼 보였어요. 역시 내년이 더 기대됩니다."
아름답기만 한 야구는 없다
이 감독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희생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론을 펼쳤다.
"감독을 1년 해보니까 모두가 행복한 야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저도 감독하기 전에는 선수들 무리시키지 말고 행복하게 야구를 해보자고 생각했는데요. 막상 해보니까 그렇게 하면 딱 8~9위 정도 하겠더라고요.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저도 이기고 싶으니까 (무리하더라도) 투수들을 더 내보내고 타자들도 그렇게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건 감독을 하는 동안 계속 안고 가야 될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성적을 못 낸다면 그거는 100% 감독 책임인 거지요."
그는 외부 영입보다는 기존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 계획 중 하나가 코치진 보강이다. 이미 이승호 투수 코치와 김상훈 배터리 코치를 영입했다.
"현실적으로 타격 코치 한 명이 20명 넘는 선수를 다 관리할 수는 없습니다. 좋은 선수가 많이 있는 만큼 이 선수들 기량이 올라올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코치가 붙어서 도와줄 예정입니다. 곧 추가 코치 영입 소식도 있을 겁니다."
이 감독은 팬들을 위한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내년에는 정규시즌 끝나고 숨 좀 고르시다가 편하게 야구 볼 수 있게 하겠습니다. 내년에도 변함없이 저희 NC 다이노스 많이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저도 약속 꼭 지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