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완수사권 달라면서 기준도 못 세운 검찰···서류 한 장 늘어도 ‘직접보완’ 분류
‘기록 쪽수’ 늘면 ‘보완’ 간주···구체적 내역 통계 없어

검찰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국회에 제출한 보완수사 현황 자료가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보완수사 처분 통계를 내면서 그 기준을 ‘수사 기록이 증가한 사건’으로 삼은 것은 사실상 기준이 없는 것이라 지적이 나왔다.
대검찰청은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에게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직접 보완수사한 통계를 제출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27일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직접 보완수사 관련 통계를 달라고 요구했다. 검찰은 그동안 국회의 보완수사 통계 제출 요구에 ‘별도로 작성·관리하지 않아 제출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 자료를 보면 올해 1~8월 인지부서를 제외한 전체 처분 사건 71만9632건 중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 처분’한 사건은 47만4188건(66%)이었다. 지난해는 112만6468건 중 68만1846건(61%)을 직접 보완수사 처분했다. 검찰은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6년간 연평균 58.83%를 직접 보완수사 처분했다고 밝혔다. 구속사건만 보면 올해 1~8월 전체 구속사건 1만5909건 중 직접 보완수사 처분한 건 1만5509건으로 97%에 달했다. 구속사건 보완수사 처분 비율은 2020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평균 93% 수준이었다.
검찰 직접 보완수사 통계를 낼 때 잡은 기준은 ‘경찰에서 사건을 송치한 뒤 검찰 단계에서 생산 기록 쪽수가 증가한 것’이었다. 검찰 단계에서 서류가 한 장이라도 추가되면 직접 보완수사를 했다고 본 것이다. 변호인 의견서가 첨부되거나 등본 등 서류가 추가되도 직접 보완수사 처분으로 통계에 넣었다. 구속사건의 경우 검찰이 반드시 피의자 신문을 하게 되어 있어 직접 보완수사 비율은 크게 상승할 수 밖에 없다.
검찰개혁을 앞두고 검찰이 보완수사 존치의 이유로 내건 ‘경찰 오류 바로잡기’나 ‘감춰진 혐의 밝혀내기’ 등 구체적인 보완수사 내역이 담긴 통계는 없었다. 검찰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보완수사를 했는지를 파악한 통계도 제시하지 않았다.
지난 27일 국정감사에서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은 “정보보고를 받아보면 경찰에서 송치돼 왔던 사건 중 (보완수사로) 진범이 가려졌다고 올라오는 사건,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어서 밝혀냈다는 사건, 배후가 누구였는지 밝혀냈다는 사건들이 하루에 50건 넘게 온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보완수사 자료에 해당 정보보고 내용이나 통계도 담겨있지 않았다.
박 의원은 “검찰 생산 기록의 장수가 늘었다고 해서 이를 보완수사로 볼 수는 없다”며 “검찰은 보완수사권이 국민을 보호하는 저지선이라고 주장하지만 영장청구 등 구체적인 통계가 아닌 부실한 통계자료를 제시한 것은 단지 수사권을 사수하겠다는 독단”이라고 말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청와대, 이 대통령 등 공군 1호기 탑승자 여권번호 노출에 “사전 인지 후 대응 조치 취해”
- 경찰, ‘이재명 혼외자설’ ‘5·18 북한 개입설’ 전한길 송치···명예훼손·5·18 특별법 위반 등
- 아침 7시, 동네 빵집 갔더니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인데”···도지사가 ‘첫 손님’ 된 이유
- 이러다 아파트 모두 ‘힐스테이트’ ‘래미안’ 될 판? ···‘현대·삼성’ 올해 정비사업 절반
- [단독]현직 부장판사 “여권, 헌법상 권한 남용하면 내란 우두머리와 무엇이 다른가”···대법
- 시정연설 중 국힘 “재판 재개하라”에···이 대통령 “방해하는 얘기” 불편 기색
- [속보]육군 “강원도 철원 소재 전방 부대서 하사 1명 외상입고 사망”···사고 경위 조사 중
- ‘유학생 살해’ 정창성, 혐의 인정···별도 성폭력 혐의도 수사
- “대학 안 나와도 연봉 1억 넘는다”…AI 시대 몸값 뛰는 직업의 정체 [이윤정 기자의 소소월드]
- ‘문재인 생가 복원’ 거제 역사문화 조성 사업, 시의회 상임위서 ‘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