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제 공을 믿어요” KIA 루키 김태형, 성장의 첫걸음
-디아즈의 50홈런도 성장의 계단…실패 속에서 배운 프로의 무게
-150km 직구, 완성되지 않은 커브…스스로 다듬는 변화구의 무게
-“꾸준함이 목표” 19살 투수의 진짜 시작

“이제는 제 공을 믿게 됐어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루키 김태형(19)이 프로 1년차를 마치며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지난 2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그는 마무리 훈련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202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전체 5순위)로 입단한 김태형은 올 시즌 23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4.56을 기록했다. 표면적인 숫자보다 값진 것은 자신의 공을 믿게 된 과정이었다.
“처음엔 빨리 1군에 올라가서 제 실력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생각대로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래도 막판에 잘 던진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년에도 그 느낌으로 가고 싶다”
담담한 말투였지만, 한 시즌을 버텨낸 신인의 소소한 마음가짐을 느낄 수 있었다.
시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삼성전 디아즈 선수에게 맞은 50홈런이다. 마음 아팠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 외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 걸린 순간이었다. 전력을 다해서 던졌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실패를 곱씹으며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태도였다.
1군 무대에 처음 올라왔을 때는 그저 모든 것이 새로웠다.
“형들이 어떻게 운동하고, 몸을 관리하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배울 게 많았다. 궁금한 걸 물어보면서 ‘역시 프로는 다르구나’ 그런 생각을 자주 했다”
특히, 7월 6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전 첫 홈 등판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설레면서도 떨렸었다. 그런데 그날은 구속이 잘 안 나와서 많이 아쉬웠다. 다음엔 꼭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순간의 긴장감이 오히려 김태형을 한 단계 견고하게 만들었다.
시즌 막판 들어 그의 투구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 구원에서 선발로 막 전환한 직후였다.
“후반기엔 밸런스가 맞고, 구속이 150km 가까이 나오면서 투구 리듬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러면서 “그때 비로소 ‘이제는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며, 그 순간을 스스로의 전환점으로 꼽았다.
프로 첫 승은 끝내 따내지 못했지만, 올해 경험이 앞으로의 동력이 될 거라고 했다.
“한 번쯤은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리고 싶었는데, 그만큼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 내년엔 꼭 해보고 싶다”
더 완성된 투수가 되기 위한 계획도 세웠다.
김태형의 무기는 커브와 포크볼이다. 포심의 투구 비율이 가장 높지만, 변화구 완성도를 더 높이고자 한다.
“2스트라이크 이후 위닝샷으로 삼진 잡을 수 있는 변화구를 더 다듬어야 한다. 내년엔 확실한 결정구를 장착하고 싶다”
마운드 밖의 그는 의외로 장난꾸러기다.
“약간 개구쟁이 같은 성격이다. 장난을 많이 치는데 형들이 귀엽게 봐주신다. 분위기 메이커는 아니지만, 그냥 잘 웃는 스타일이다”
어린 투수의 소박한 웃음에는 순수함과 밝은 에너지가 묻어났다.
비시즌 목표는 분명했다.
“이젠 몸만이 아니라 마음의 균형도 잡고 싶다. 시즌 중에 자신감이 흔들릴 때가 많았다. 안정된 투구를 위해 마인드도 더 단단해져야 할 것 같다”
끝으로 내년 시즌 각오를 곁들이며 팬들에게도 마음을 전했다.
“저의 모습을 아직 다 보여드리지 못했다. 내년엔 더 꾸준하고 안정된 투구로 보답하겠다. 올해의 아쉬움을 밑거름 삼아 진짜 김태형을 보여드리겠다”
짧지만 뜨거웠던 첫 시즌을 발판 삼아, 그는 이제 진짜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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