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퇴직금·연차수당 안 주려고? 3만명 육박한 지자체 초단시간 근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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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7개 시·도 지자체(광역 및 기초단체)에서 일하는 '초단시간 근로자'가 3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지자체에서 고용한 초단시간 근로자 절반 이상이 상시 지속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며 "문제를 해결해야 할 지자체가 오히려 일자리 쪼개기에 동참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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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 위장된 초단시간 근로자 의심
인건비 절약 꼼수로 초단시간 근로 활용
"지자체 앞장서 일자리 쪼개기 끊어야"

전국 17개 시·도 지자체(광역 및 기초단체)에서 일하는 '초단시간 근로자'가 3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각종 인건비를 아끼기 위한 수단으로 일자리를 2~4시간 단위 초단시간으로 쪼개는 꼼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문제를 해결해야 할 지방자치단체가 오히려 일자리 쪼개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30일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전국 지자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7개 시·도에서 일하는 초단시간 노동자는 2만7,940명에 달했다. 이 중 50.4%에 이르는 1만4,085명은 상시·지속 업무에 종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시·지속 업무는 일시적으로 일감이 생겨 노동자를 고용한 것이 아니라 지자체가 운영되기 위해 일상적으로 필요한 업무를 의미한다. 즉 지자체가 상시근로자를 고용해야 할 일자리를 쪼개 초단시간 근로자로 채운 셈이다.
지자체별로 초단시간 근로자 중 상시·지속 업무를 담당한 비율을 살펴보면, 충남이 무려 84.2%에 이르렀고 세종(83.7%) 서울(82.8%)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어 인천(69.8%), 경기 (69.6%), 강원(65.3%), 대전(62.6%), 전남(60.7%), 대구(55.8%)가 절반을 넘었다. 이어 부산(48.8%), 경북(43.7%), 전북(31.9%), 경남(24.3%), 광주(19.1%), 충북(15.6%), 울산(8.0%), 제주(1.8%) 순이었다.
초단시간 근로자는 일주일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이다. 주휴수당·연차수당·퇴직금을 받을 수 없고 4대 보험도 일정 조건을 충족한 뒤 일부만 적용된다. 반면 상시근로자는 일주일 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으로, 주휴수당·연차수당·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또 4대 보험도 모두 적용된다.
노동자 입장에선 초단시간 근로자일 때와 상시근로자일 때 받을 수 있는 법의 보호가 크게 달라진다. 하지만 사업주들은 각종 인건비를 아끼려는 목적으로 일자리를 쪼개 상시근로자를 초단시간 근로자로 둔갑시키는 꼼수를 부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96만 명 수준이던 초단시간 근로자 숫자는 지난해 174만2,0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실제 정혜경 의원실에서 파악한 한 청년 노동자의 한 달 아르바이트 일정표를 보면, 하루에 여러 개의 매장을 돌아다니며 2~4시간짜리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었다. 청년들이 모이는 취업 커뮤니티에서도 한 청년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보려고 집 근처를 다 뒤져봐도 2~3시간 잠깐 일하는 '쪼개기 아르바이트' 자리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심각한 만큼 지자체가 앞장서 일자리 쪼개기의 유혹을 끊어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 의원은 "지자체에서 고용한 초단시간 근로자 절반 이상이 상시 지속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며 "문제를 해결해야 할 지자체가 오히려 일자리 쪼개기에 동참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부문조차 일자리 쪼개기가 횡행하면 나쁜 일자리는 갈수록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사회적 기반이 약한 청년층이나 사회적 약자의 생활 불안이 더 심화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3년 울산 동구청에서 상시업무의 초단시간 근로를 없애고 구청이 고용한 노동자들에게 최소생활임금 보장제를 시행한 것을 모범 사례로 언급하며 "정부와 지자체가 이 같은 제도를 확산하고 초단시간 근로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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