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이혼가정에 날아온 월세 110만원 청구서 [재테크 Lab]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이혁기 기자 2025. 10. 30. 09:5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여기 남편과 이혼하고 홀로 두 자녀를 키우는 50대 직장인이 있다.

재산분할로 영화씨가 받은 건 현금 3000만원과 전남편이 관리하던 주식 2000만원 등 5000만원이 전부였다. 전남편으로부터 자녀 양육비를 월 140만원씩 받긴 했지만, 이것만으론 가정주부였던 영화씨가 두 자녀(15·13)를 키우며 생활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언급했듯 영화씨가 중소기업을 다니며 350만원을 벌고, 자녀 양육비 명목으로 전남편으로부터 매월 140만원씩 받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0대 이혼가정 재무설계 1편
이혼 후 홀로 자녀 키우는 상담자
100만원 넘는 월세의 압박
가계부까지 마이너스로 전환
이사만이 사실상 해결책인데
현명한 선택 내릴 수 있을까

여기 남편과 이혼하고 홀로 두 자녀를 키우는 50대 직장인이 있다. 사업을 하던 전前 남편의 빚 때문에 평생 모은 재산마저 모두 날렸다. 무작정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돈을 벌었지만, 적자로 돌아선 가계부는 좀처럼 '플러스'로 바뀌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그의 사연을 들어봤다.

이혼 가정에게 재무 문제는 넘어야 할 큰 산이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나영화(가명·50)씨와 마지막으로 상담했던 건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23년 1월이었다. 남편과 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영화씨의 당시 상황은 유난히 온도 차가 컸던 그해 겨울만큼이나 불안정했다.

가장 큰 문제는 영화씨가 이혼으로 마음의 상처뿐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까지 떠안았단 점이었다. 사업가였던 전남편이 무분별하게 진 빚 때문에 공동명의였던 자가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갔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돈 걱정 없이 살았던 영화씨의 형편도 급속도로 나빠졌다. 재산분할로 영화씨가 받은 건 현금 3000만원과 전남편이 관리하던 주식 2000만원 등 5000만원이 전부였다. 전남편으로부터 자녀 양육비를 월 140만원씩 받긴 했지만, 이것만으론 가정주부였던 영화씨가 두 자녀(15·13)를 키우며 생활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영화씨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필자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필자에게도 뾰족한 수가 없었다. 아무리 뛰어난 솔루션을 제시한다 해도 충분한 소득이 없으면 무의미하기 때문이었다.

지출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월세가 저렴한 동네로 이사하는 방법을 제안했지만, 영화씨가 자녀 교육 환경을 이유로 들며 반대했다. 결국 상담은 무산됐고, 필자는 최후의 방법으로 영화씨에게 "지금 가진 돈을 포함해서 7000만원만 만들어 오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끔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영화씨는 이 말을 이정표로 삼은 듯했다. 아르바이트에 각종 부업을 병행하면서 악착같이 돈을 모았고, 21개월 만에 2000만원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경제적 여건도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다. 괜찮은 중소기업에 취직한 덕분에 부업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소득이 늘었다.

영화씨는 '약속을 지켰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들어 필자에게 다시 전화했다고 한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려고 이런 미션을 주셨나 싶더라고요. 일하고 돈을 모으면서 '내가 여태까지 아무 생각 없이 돈을 썼구나'란 생각이 들어 많이 울었어요. 다시 연락드리기까지 오래 망설였는데, 이번에 한번 용기를 내봤습니다."

2년 만에 다시 만난 영화씨의 재정 상태는 어떨까. 자세히 들여다보자. 영화씨의 월 소득은 490만원이다. 언급했듯 영화씨가 중소기업을 다니며 350만원을 벌고, 자녀 양육비 명목으로 전남편으로부터 매월 140만원씩 받고 있다.

정기지출로는 공과금 29만원, 통신비 14만원, 식비·생활비 80만원, 아파트 월세 110만원, 자녀 교육비 100만원, 보험료 43만원, 유류비·교통비 41만원, 자녀 용돈 15만원, 문화생활비 5만원, 신용카드 할부금 20만원 등 457만원이다.

1년에 걸쳐 쓰는 비정기지출은 의류비·미용비(60만원), 명절비·경조사비(200만원), 자동차 관련 비용(120만원), 여행비·휴가비 60만원 등 440만원이다. 월평균 37만원을 쓰는 셈이다.

금융성 상품은 주택청약종합저축 2만원, 적금 40만원 등 42만원이다. 이렇게 영화씨는 한달에 536만원을 쓰고 46만원 적자를 보고 있다. 1년에 2~3번 받는 상여금과 신용카드를 활용해 적자가 쌓이는 걸 막고 있다.[※참고: 상여금은 비정기 수입이므로 소득에서 제외했다.]

영화씨의 가계부에서 가장 큰 골칫덩이는 앞에서 잠깐 언급했던 아파트 월세(110만원)다. 영화씨 월급의 3분의 1이나 차지하고 있으니, 이 지출을 줄이지 않고선 영화씨의 가계부를 흑자로 돌려놓기 어려웠다. 영화씨는 이 부분을 놓고 다음 상담 시간 때 진지하게 고민해보기로 했다.

일단은 가벼운 마음으로 지출 하나만 줄였다. 통신비(12만원)다. 현재 영화씨는 10GB를 제공하는 6만5000원짜리를 일반 스마트폰 요금제를 쓰고, 첫째(15)는 4만5000원짜리 학생 요금제를 쓰고 있다. 둘째(13)는 3만5000원짜리 요금제를 쓴다. 스마트폰 요금으로만 총 14만5000원을 쓰는 셈인데, 여기에 인터넷과 IPTV·OTT를 묶는 '가족결합 할인'이 적용돼 총 통신비가 14만원으로 맞춰진 상태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필자는 세명 모두 알뜰폰으로 교체하라고 조언했다. 이를 통해 영화씨는 요금제 가격을 6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첫째는 4만5000원에서 2만원으로 줄였다. 막내도 3만5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줄였다. 잘 보지 않는 IPTV는 해지했고, OTT도 저가형 상품 1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해지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영화씨는 통신비를 14만원에서 7만원으로 절반을 아꼈고, 그 덕분에 적자 규모도 46만원에서 39만원으로 소폭 줄었다. 물론 여기서 만족할 순 없다. 흑자로 전환하는 건 물론, 못해도 70만~80만원 정도의 여유자금으로 확보해야 수월한 재무 플랜을 세울 수 있다.

그러려면 아파트 월세금을 낮춰야 하는데, 자녀 교육 환경을 중시하는 영화씨는 그런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 다음 시간에 자세히 이야기하겠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