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밀 가스터빈, 데이터센터 전력 해결사[창간 34주년 특집]
기업이 뛴다 - 두산
‘종주국’ 美 빅테크와 계약… 2038년까지 100기 목표
SMR·수소터빈도 활발… 동박적층판은 엔비디아에 납품


두산그룹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폭증하는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 수소 등 다양한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서 ‘변화 DNA’를 바탕으로 신성장 사업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내년 창립 130주년을 앞둔 두산은 AI 반도체 소재 등 차세대 부품 제작에도 나서며 차별화된 경쟁력 강화를 통해 핵심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청정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가스터빈과 대형원전, 소형모듈원전(SMR)을 비롯해 수소터빈, 해상풍력 등 다양한 발전 주기기 부문에서 기술 경쟁력을 높이며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가스터빈은 최대 1700도에 달하는 고온의 가스를 동력으로 회전해 전력을 생산하는 장치다. 가스터빈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4만 개가 넘는 부품과 400개 이상의 블레이드가 사용된다. 가스터빈 부품 중 하나에만 이상이 생겨도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정밀한 설계와 생산이 요구돼 가스터빈 제작은 ‘기계공학의 꽃’으로도 불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13년부터 약 340개의 국내 산·학·연과 함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착수했다. 이어 1조 원 이상의 자체 투자와 기술 발굴을 통해 2019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최근 전 세계 각지의 데이터센터가 기존 전력망으로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체 전력 공급 방안을 모색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지난해 기준 총 470테라와트시(TWh)에서 오는 2030년까지 총 945TWh로 두 배가량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건설 기간과 공급 안정성, 가동 기간, 효율 측면에서 장점이 있는 가스터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한 지 6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수출 계약을 따냈다. 무엇보다 계약 대상이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의 유명 빅테크 기업과 380메가와트(㎿)급 대형 가스터빈 2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데이터센터 특성상 가스터빈 발전기가 효율성 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38년까지 발전용 가스터빈 누적 수주 100기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SMR 시장에선 이른바 ‘글로벌 SMR 파운드리(생산전문기업)’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70여 개의 SMR이 개발되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가 2019년부터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 뉴스케일사의 SMR 모델은 2020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심사를 사상 처음으로 통과했다. 지난해 말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설립한 미국 기업 테라파워와 SMR 주기기 제작성 검토 및 공급권 확보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SMR 설계사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수소 분야에서의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도 활발하다. 두산퓨얼셀은 주력인 발전용 인산형연료전지(PAFC)를 비롯해 현재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등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의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두산퓨얼셀의 SOFC는 전력효율이 높고, 기존 제품보다 약 200도 낮은 620도에서 작동해 상대적으로 기대 수명이 길다는 점이 특징이다.
두산은 풍력발전 분야에도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05년부터 풍력기술 개발에 매진해 순수 자체 기술과 국내 최다 실적을 보유하며 해상풍력발전기를 제작해 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2년에는 국내 최초로 8㎿급 해상풍력발전시스템에 대해 국제 인증기관인 독일 ‘DEWI-OCC(데비오시시)’로부터 국제 형식인증을 취득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AI 반도체에 들어가는 동박적층판(CCL)을 제조하는 ㈜두산 내 전자 사업부문(BG)도 최근 호황을 누리고 있다. 구리를 얇게 편 동박을 여러 장 겹친 CCL은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고 보호하는 제품이다. 전 세계 그래픽처리장치(GPU) 1위 기업인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 납품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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