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파월의 ‘선 긋기’… 그래도 앤비디아는 날았다

유진아 2025. 10. 30.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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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둔화 속 0.25%p 인하 단행
파월, 속도 조절 시사하며 추가 인하 선 그어
뉴욕증시 혼조세…기술주만 강세 유지
[AP연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두 달 연속 금리 인하에 나섰다. 경기 둔화 우려가 이어지자 완화 기조를 유지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다만 제롬 파월 의장이 정책이 미리 정해진 경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며 추가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으면서 시장의 기대를 차단했다. 이에 물가 압력이 여전히 높다는 인식이 이어지자 뉴욕증시는 기술주 강세와 금융주 약세가 엇갈리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앤비디아는 시가총액이 5조달러를 넘어서며 전인미답의 길을 걷고 있다.

연준은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4.00∼4.25%에서 3.75∼4.00%로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9월과 10월 두 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낮춘 것은 고용 둔화 조짐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FOMC는 발표문에서 “올해 들어 고용 증가세는 둔화했으며, 실업률은 다소 상승했지만 8월까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며 “최근 몇 달간 고용 하방의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 수준을 웃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은 올해 초보다 상승했으며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을 목표로 하는 연준이 이번에도 성장 둔화 우려를 이유로 금리를 인하했지만, 물가 안정 신호는 뚜렷하지 않은 셈이다.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투표권을 가진 12명 중 10명의 찬성으로 확정됐다. ‘트럼프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직전 회의에 이어 0.5%포인트(p) 인하를 주장했고,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동결을 주장했다. 찬성은 다수였지만 인하 폭을 둘러싼 견해 차는 여전히 컸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새로 들어오는 경제 지표와 변화하는 전망, 위험의 균형을 면밀히 평가해 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다. 그러나 향후 추가 인하 여부를 두고 위원들 간 의견은 갈리고 있다.

파월 의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에서 12월 회의 때 어떻게 대응할지를 두고 강한 의견 차가 있었다”면서 “12월에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것은 기정사실이 아니다. 정책이 정해진 경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선물시장이 12월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에 대해 “기정사실이 아니다(far from it)”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시장의 과도한 완화 기대에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됐다. 엔젤레스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로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파월은 연준 내부의 긴장감을 반영하고 있다”며 “더 공격적인 통화완화를 지지하는 측과 고용 약화에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고 우려하는 측 사이의 균열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역시 향후 금리인하의 속도와 규모를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연준은 2022년 6월 재개했던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을 12월 1일부터 종료한다고 밝혔다. 팬데믹 기간 양적완화(QE)로 풀렸던 유동성이 빠르게 흡수된 만큼, 긴축 속도를 늦추겠다는 판단이다. QT 종료는 시중 유동성을 완화해 미 국채 금리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QT는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시중에 통화를 공급하는 QE의 반대 개념이다.

한편 파월의 발언 직후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74.37포인트(0.16%) 하락한 47632.00에 거래를 마쳤고, S&P500지수는 0.30포인트 밀린 6890.59, 나스닥지수는 130.98포인트(0.55%) 오른 23958.47로 장을 마쳤다.

금리 인하 자체는 예상된 결정이었지만, 파월의 ‘매파적’ 발언이 시장의 기대를 꺾은 것이다. 반면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비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3.05% 상승하며 시가총액 5조달러를 돌파, 기술주 전반의 낙관론을 지탱했다. 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MS)·메타 등 빅테크들도 실적 호조로 시장을 방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전날 0%에서 34.1%로 급등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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