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군대 몰락 초래한 전염병은 ‘장티푸스·재귀열’
치아에서 DNA 추출 분석한 결과
굶주림·추위·발진티푸스설 뒤집어
1812년 여름,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러시아 정복을 위해 약 50만 병사를 이끌고 원정을 떠났으나, 그야말로 참패했다. 그해 겨울 프랑스군 상당수가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까지 수많은 역사학자는 당시 나폴레옹 군대를 몰락시킨 원인으로 굶주림과 추위, 전염병 발진티푸스를 지목해 왔다. 최근 이를 뒤집는 연구 결과가 새로 발표됐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니콜라스 라스코반 미생물 유전체학 그룹 리더 연구팀은 나폴레옹 군대 소속이었던 군인들의 DNA를 분석한 결과를 지난 24일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앞서 연구팀은 당시 프랑스 군대가 러시아에서 철수하던 길목에 위치한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한 공동묘지에서 프랑스군 13명의 두개골과 치아를 발굴한 바 있다. 연구팀은 이후 이 치아에서 DNA를 추출하고 염기서열을 분석해 냈다. 오래된 DNA에서도 다양한 추출물을 얻을 수 있는 최신 기술을 동원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이들 DNA에서 살모넬라 엔테리카와 보렐리아 리커렌티스라는 두 종류의 세균을 발견했다. 각각 장티푸스와 재귀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발진티푸스균은 없었다.
나폴레옹 군대가 발진티푸스가 아니라 장티푸스나 재귀열에 시달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장티푸스는 고열과 복통을 일으키는 전염병. 재귀열은 섭씨 39~40도 높은 열이 며칠 동안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급성 발열성 전염병이다.
당시 전쟁을 치르던 군인들은 제대로 먹지도 못했고 깨끗이 씻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혹한에 떨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염병까지 돌면서 병사 대부분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재귀열을 일으킨 보렐리아균이 약 2000년 전 영국 철기시대에 존재했던 계통과 동일하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같은 균이 수천 년 동안 유럽에서 살아남았다는 얘기다. 감염병의 진화사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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