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방색과 APEC 회원국 상징색 더한 한복, '경주의 밤' 밝히다

허유정 2025. 10. 2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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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경북 경주시 월정교 앞 수상 특설 무대.

경북의 전통문화를 상징하는 '5한(韓, 한복·한식·한옥·한지·한글)'에서 자음 'ㅎ'을 본뜬 형태의 무대에 붉은색과 진분홍색 신라 왕(王)복을 입은 남녀 모델이 차례차례 걸어 나오자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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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교 앞 수상 특설 무대 한복 패션쇼
신라 왕복, APEC 기념 한복에 환호성
29일 경북 경주시 월정교 수상 특설 무대에서 열린 한복 패션쇼에서 모델이 신라 왕복을 선보이고 있다. 경주=정다빈 기자

"저기 소매 보여? 너무 예쁘다!"

29일 오후 경북 경주시 월정교 앞 수상 특설 무대. 경북의 전통문화를 상징하는 '5한(韓, 한복·한식·한옥·한지·한글)'에서 자음 'ㅎ'을 본뜬 형태의 무대에 붉은색과 진분홍색 신라 왕(王)복을 입은 남녀 모델이 차례차례 걸어 나오자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모델이 쓴 금관과 금빛 장신구는 밤하늘 아래 조명과 카메라 플래시에 반사돼 눈부시게 빛났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이곳에서 '한복, 내일을 날다'를 주제로 'APEC 2025 KOREA 한복 패션쇼'를 열었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10월 27일~11월 1일) 주요 문화행사 중 하나로, 신라의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경주에서 한복을 매개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다는 취지로 기획했다. 경북도는 우리나라 한복 문화의 원류로, 비단과 삼베 등 원료 생산에서부터 제작까지 이어지는 전국 유일의 산업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29일 경북 경주시 월정교 수상 특설 무대에서 열린 한복 패션쇼에서 모델이 신라 왕복을 선보이고 있다. 경주=정다빈 기자

1막 '한복, 천년 금빛으로 깨어나다'에서는 신라 왕복 30벌을 선보이며 한복의 과거를 재조명했다. 다소 낯선 왕복의 화려한 금빛과 세밀한 장식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2막 '한복, 오늘 활짝 피어나다'는 한민족의 전통 오행 사상을 상징하는 오방색에 한국 외 APEC 회원국(20개국)의 상징색을 더해 친숙한 느낌의 한복 차림을 선보였다. 무대에 오른 총 27벌은 APEC을 기념해 지은 옷으로, 남성복은 구혜자 침선장, 여성복은 강미자 명장이 만들었다. 3막 '한복, 새로운 내일을 날다'에서는 이진희 디자이너가 인공지능(AI) 기술로 구현한 미래형 한복 15벌이 무대를 장식했다.

독특한 한복도 눈길을 끌었다. 경주의 상징인 황룡사 9층 목탑 형태를 수놓은 치마, 뒷면에 한글을 수놓은 두루마기 등이 등장할 때는 객석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어린이·외국인 모델이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올랐을 때도 곳곳에서 관람객이 객석에서 일어나 사진을 찍고 박수를 쳤다.

김혜경 여사가 29일 경북 경주시 월정교 수상 특설무대에서 열린 한복 패션쇼에 한복 차림으로 참석하고 있다. 경주=정다빈 기자

한복 차림으로 나온 참석자도 눈에 띄었다. 김혜경 여사는 분홍색 당의에 푸른색 치마, 쪽머리에 비녀를 꽂은 차림으로 등장했다. 강영석 상주시장 등 일부 참석자는 두루마기와 갓을 차려 입고 쇼를 봤다. 이날 행사에는 APEC 정상회의에 참가한 대표단과 경제인도 다수 참여했다.

시민 반응은 뜨거웠다. 한복 패션쇼를 보려고 멀리서 찾아온 이들도 있었다. 사전 신청을 놓친 이들은 인근 인도에 서서 공연을 지켜보기도 했다. 강원 강릉시에서 왔다는 이모(58)씨는 "이런 국제회의를 통해 우리 문화를 알리는 게 좋다"며 "젊은 세대가 한복을 어떻게 새롭게 해석해 선보일지 많이 기대했는데 즐겁게 감상했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한복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문화의 매개체"라며 "이번 APEC 한복 패션쇼를 통해 경북의 문화 저력과 전통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각인시키고, 한복이 글로벌 문화 콘텐츠로 도약하는 전환점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경주= 허유정 기자 yj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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