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욕구? 선 넘으면 처벌받아야죠”
SNS 단톡방 이용한 ‘담합 사례’
서울 지역 최초로 적발해 송치
강남3구·용산구 수사의뢰 집중
“희망 사항·범죄 행위 기준 중요 범죄 혐의 찾는 기법 고도화를”

“누구든 재산 가치가 높아지는 걸 원하지 떨어지는 걸 원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집값을 담합하고, 그 결과 시장이 과열되면 신혼부부나 무주택 서민은 굉장히 큰 공허감을 느끼게 됩니다.”
지난 28일 서울시청 남산별관에서 만난 원상진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 부동산팀 수사관은 ‘동전의 양면’ 같은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의 특징을 짚으며 “선을 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원 수사관은 지난해 서울 지역 최초로 SNS 단체 대화방(단톡방)을 이용한 집값 담합 주도사례를 찾아냈다. 담합을 주도한 이는 형사입건된 뒤 검찰로 넘겨져 2년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원 수사관은 서울 성북구청에서 행정직 공무원으로 일하다 전문적인 경험을 쌓고 싶은 생각에 2년 전 민생사법경찰국에 자원했다.
이곳에는 원 수사관을 포함해 약 100명에 달하는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이 일한다. 이들은 부동산 불법 행위나 식품안전, 환경, 불법대부업, 무면허의료 행위 등 경찰이 미처 세세히 알기 어려운 전문 분야의 범죄 행위를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하고 검찰에 송치할 수 있다.
원 수사관은 2024년 1월 서초구청의 수사 의뢰로 단톡방 집값 담합 수사에 나섰다. 서초구의 한 아파트 집주인만 모인 단톡방에서 방장 A씨가 공인중개사의 광고 행위를 방해하고, 집값을 담합하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원 수사관은 A씨가 단톡방에서 방장으로 선출된 후 집값 담합을 주도한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아파트 급매물을 정당하게 의뢰받은 공인중개사에 대해 허위물건 광고로 네이버카페에 신고해 부동산 광고를 일정 기간 이상 정지시키는 형태로 영업을 방해했다. 강압적으로 가격을 올릴 것을 요구하면서 새벽 시간에도 수차례 전화를 걸어 정신적인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인근 공인중개사에게도 경매로 낮은 가격에 올라온 물건에 대한 광고를 내리라고 요구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단톡방에 해당 공인중개사의 실명과 사진을 올렸다. 원 수사관은 “공인중개사를 면담하니 네이버 부동산에 허위 광고로 신고되면 네이버에서 1차 조사를 나오지만, (대개) 무조건 그 광고는 내리게 되고 다른 광고도 7~15일 정도 제한되어 영업상 손실이 크다고 한다”면서 “단톡방에 소문이 나면 공인중개사가 거래 지역 내에서 이미지가 나빠진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집값 담합 수사의뢰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단톡방 내 개인의 단순의사표시·희망 사항인지 아니면 범죄행위인지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집값 담합 수사의뢰는 대체로 강남 3구와 용산구에 집중되어 있다. 이 중 범죄 행위 가능성이 큰 5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원 수사관은 “일반인은 특사경의 존재를 잘 모르기 때문에 조사를 위해 연락하면 보이스피싱으로 오해하는 때도 있다”면서 “모든 기록이 디지털화하면서 디지털 세상으로 이동한 범죄 혐의점들을 찾아내는 기법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 참고할 만한 집값 담합 관련 판례가 많지 않아 자문 검사와의 협업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민생사법경찰국은 네이버카페, 블로그, 유튜브 등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한 공인중개사법 위반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온라인 기획 수사를 강화할 계획이다.그는 “민생사법경찰은 국민과 밀접한 생활 영역에서 중요한 수사를 맡고 있다”면서 “이들이 활약할수록 민생 범죄가 많이 줄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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