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어른들 손놓은 단속, 아이들 맘놓고 일탈… 가려진 ‘룸카페’ 여전

마주영 2025. 10. 2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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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고시 개정에도 업장 ‘깜깜’
수원시 “직접 단속·전수조사 아직”
평택서 초등생 대상 성인 성범죄도

최근 일부 룸카페가 청소년 출입 허가 기준을 지키지 않은 채 미성년자를 상대로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오전 수원시의 한 룸카페 방문에 커튼이 설치돼 있다. 2025.10.2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지난 28일 오후 5시께 찾은 수원시 팔달구의 한 룸카페.

입구에 있는 무인 키오스크를 지나 복도에 들어서자, 체육복을 입은 청소년들이 방에 드나들었다. 방 창문과 출입문에는 모두 반투명 시트지가 붙어 있었고 내부를 전혀 들여다볼 수 없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 어려웠다. 다른 룸카페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출입문 창문이 검은색 시트지로 가려져 있었고 카운터 직원은 “나이 제한은 따로 없어서 청소년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평등가족부의 청소년 출입 허가 기준을 지키지 않은 룸카페들이 미성년자를 상대로 버젓이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보호를 위해 관련 고시까지 개정했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성평등가족부는 지난 2023년 룸카페가 청소년 일탈과 성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 결정 고시’를 개정했다. 룸카페의 벽면이나 출입문 일부가 투명해야 하고 방 안 일부가 커튼, 시트지 등으로 가려져 있지 않아야 하며 출입문 잠금장치가 없어야 청소년이 출입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최근 일부 룸카페가 청소년 출입 허가 기준을 지키지 않은 채 미성년자를 상대로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오전 수원시의 한 룸카페 방문에 커튼이 설치돼 있다. 2025.10.2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개정한 고시 내용을 적용하면 이날 방문한 룸카페들은 모두 청소년 출입 금지 업소에 해당한다. 미성년자들이 드나들어선 안 되는 룸카페들이 문제없이 관련 영업을 이어가는 셈이지만, 단속 권한을 가진 지방자치단체는 손을 놓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청소년보호법을 위반한 룸카페는 시에서 행정명령을 내리거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면서도 “시에서 룸카페를 직접 단속하거나 관련 전수 조사를 진행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앞으로 각 구청에서 청소년 출입 금지 업소를 단속할 때 룸카페도 신경을 써서 점검하라고 전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일부 룸카페가 청소년 출입 허가 기준을 지키지 않은 채 미성년자를 상대로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오전 수원시의 한 룸카페 방문에 커튼이 설치돼 있다. 2025.10.2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이처럼 지자체의 단속이 부실한 사이 룸카페에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평택시 한 룸카페에서 20대 남성이 여자 초등학생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권일남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룸카페에서 청소년 일탈 현상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만큼, 지자체에서 철저히 단속하는 것은 당연하며 관련 부처에서 업주를 상대로 개정된 고시 내용을 홍보하는 등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주영 기자 mang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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