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싶었던' 16살 재현이…복구된 휴대전화 속 '사투의 흔적'

오승렬 PD 2025. 10. 2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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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좀 더 굳건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 발언 공분 사기도


[앵커]

159번째 희생자 이재현 군은 참사 43일 만에 숨졌습니다. 당시 한덕수 총리는 심지를 더 굳건히 했으면 좋았을 거란 취지의 말을 해서 공분을 샀습니다. 3년 만에 이 군의 휴대전화가 복구됐는데, 그 안엔 살아내기 위한 사투가 담겨있었습니다.

오승렬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이재현/이태원 참사 희생자 : 너무 잘생겼는데? 이 얼굴로 죽기 좀 아까운데? 엄마, 이거 패딩 되게 따뜻하다.]

[송해진/희생자 이재현 어머니 : 따로 폴더를 마련을 해놨더라고요. '재현이 보고 싶을 때'라는 폴더 이름의 그런 창이 있었어요. 자기의 일상들, 그런 것들을 영상으로 찍어서 남겨줬어요.]

16살 재현이는 그날 밤 골목을 빠져 나왔습니다.

함께 간 친구 둘을 잃었습니다.

[송해진/희생자 이재현 어머니 : '너무너무 보고 싶지만 그래도 너희 부모님들도 그렇고 친구들이 많이 격려해줘서 잘 살아볼게' 이런 내용을 말을 했어요 처음엔. 그런데 그게 어느 시점을 지나가다 보면 '아 이제 나는 안 되겠다' 보러 가겠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건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송해진/희생자 이재현 어머니 : 이태원 영상, 그 사고랑 관련된 영상도 있었고, 자살 예방 관련된 영상도 봤더라고요. 도움의 방법이나 손길을 찾았었던 거예요.]

차가운 시선, 혐오, 조롱과 싸웠습니다.

[송해진/희생자 이재현 어머니 : 온라인상에 댓글을, 본인이 억울해서 글도 쓰기도 했지만 2차 가해성 댓글들이 엄청난 영상들이에요.]

43일 동안 버텼던 재현이는 결국 목숨을 끊었습니다.

아무것도 돕지 않았던 어른들은 재현이를 탓했습니다.

[한덕수/당시 국무총리 (2022년 12월) : 생각이 좀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 이런 생각들이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송해진/희생자 이재현 어머니 : 제가 뉴스를 보고 난 이후에 끊임없이 외부에 '아니에요. 우리 아이는 살려고 노력 많이 했어요' 이런 걸 제가 자꾸 변명하게 되는 거예요.]

엄마에게 노래 불러주며 남긴 재현이의 마지막 메시지, '나를 기억해달라'였습니다.

[VJ 허재훈 영상편집 홍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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