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AI·공급망·연대’ 화두 된 APEC, 포용적 성장의 길 찾길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이틀 앞서 1700여명의 글로벌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29일 막을 올렸다. 각국 정상과 기업들이 모여 열띤 제안과 토론이 이뤄지는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다. 국가·기업들의 연대와 협력, 포용적 성장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이번 서밋의 주제는 ‘3B’로 불리는 ‘브리지, 비즈니스, 비욘드’(연결과 성장, 그 너머)다. 보호무역주의로 분절되고, 인공지능(AI)과 공급망이 격동하는 세상의 빛과 그림자를 직시하고, 그 해법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서밋 의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개회사에서 “공급망 재편과 기술 패권 경쟁,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등 유례없는 복합적인 변화가 우리 앞에 밀려오고 있다”며 경주 APEC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한 자리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우선주의가 고개 들며 당장 생존이 시급한 시대”라면서도 “협력과 상생, 포용적 성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의 비전이 뉴노멀로 자리 잡도록 AI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했다.
민간 협력도 활발하다. 4대 그룹 총수들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회동해 관세협상에서 우리 입장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데 일조했다. 아마존을 필두로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13조원 규모의 한국 투자 계획을 밝혔다. 모처럼의 다자 정상회의 무대에서 기업 간 통상·공급망·기술·투자 교류를 확장하고, 그 폭도 중국·일본·EU·아세안까지 넓혀야 한다. 또 31일엔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도 특별연설 무대에 선다. 세계를 격변시키는 AI는 성장동력·일자리 침공·양극화의 답을 함께 찾아야 한다.
세계 각국은 그 어느 때보다 ‘각자도생’의 시대를 살고 있다. 대한민국이 세계에 경쟁과 패권을 뛰어넘는 협력과 연대를 제안한 것은 우리의 국격·리더십·역량이 다 높아졌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이 제안은 구두선에 그치지 않고, 실효적인 후속 대화·협정으로 이어져야 한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과 비전을 공유하며 미국·중국에 치우친 경제영토를 확장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 이번 서밋이 ‘통상·공급망 불안’을 해소하는 이정표를 세우고, 포용과 성장이 선순환하는 경제 시스템의 발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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