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세계 도시 잇는 관광협력 플랫폼 띄웠다
13개국 22개 도시 1200명 참가
지속가능한 관광 공동선언 채택
관광객 유치 MOU·상담도 활발

세계 각국 도시의 지도자들이 부산에 모여 지속가능한 관광의 미래를 논의하고 글로벌 협력의 새 무대를 열었다.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 등지에서 열린 ‘제1회 글로벌도시관광서밋’에는 13개국 22개 도시의 시장급 대표단을 비롯해 국제기구, 학계, 업계 고위급 인사 등 1200여 명이 참가했다. 첫 회 행사임에도 참가자는 당초 목표였던 400명의 세 배에 달했다.
이번 서밋은 부산시와 글로벌도시관광진흥기구(TPO), 부산관광공사가 공동 주최·주관했으며, ‘로컬 투어리즘과 문화: 혁신과 협력’을 대주제로 진행됐다.
참가 도시와 인사들은 “지방정부가 주도한 첫 관광 협력 행사로서 실질적 논의와 성과 수준이 높았다”며, 부산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도시관광 협력 플랫폼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지속가능 관광’ 공동 선언
서밋의 하이라이트인 시장회담에는 부산을 비롯해 니스(프랑스), 코펜하겐(덴마크), 키갈리(르완다), 코타키나발루·캄파르·코타바루·타이핑·만중(말레이시아), 휴가(일본), 과테말라시티(과테말라), 바투(인도네시아), 가오슝·타이중(대만) 등 14개 도시가 참여해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도시 대표단은 ‘지속가능한 관광 발전을 위한 협력 비전’을 공유하고, 서밋의 정례화를 포함한 중장기 연대 계획을 논의했다. 부산시는 주최 도시로서 운영과 후속 조치를 담당하고, TPO는 도시 간 협력 촉진과 이행 지원을 맡는다.
이번 서밋은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핵심 화두로 삼아 도시 관광의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 기조세션, 특별대담, 대사세션, 주제세션 등 총 23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AI·빅데이터·XR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관광정책 혁신과 인플루언서 마케팅, 한-중앙아시아 협력 등 핵심 의제가 논의됐다.
마스터카드·아고다 등 글로벌 기업과 참가 도시들은 각국의 혁신 사례를 공유하며, 관광의 스마트화와 회복탄력성 강화를 위한 실질적 해법을 제시했다.
‘특별대담’에서는 르완다 키갈리 시장, 몽골 울란바토르 부시장, 덴마크 코펜하겐 시장 등이 참여해 ‘디지털 대전환이 여는 도시의 미래’를 주제로 심도 있는 비전을 공유했다.
■정책·경제 성과로 이어져
‘한-중앙아 관광협력 세션’과 ‘청년관광커 넥트 토크쇼’, ‘글로벌 관광공유대학 네트워크’ 등을 통해서는 인재와 시장을 잇는 기반이 마련됐다. 특히 ‘글로벌 관광공유대학’ 출범은 학계·지자체·산업계가 연계한 지식·인재 교류 플랫폼 구축으로 주목받았다.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실질적 경제 성과가 이어졌다.
부산시는 글로벌 온라인 숙박·여행 플랫폼 아고다와 관광상품 공동개발 및 해외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22개 관광기업과 2개의 온라인 여행사, 7개의 벤처투자사가 참여한 비즈니스 밋업(B2B 상담회)에서는 123건의 상담이 진행돼 투자유치 논의가 오갔다. 이를 통해 부산 관광산업의 전후방 연관 분야에 즉각적인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TPO는 이번 서밋을 통해 ‘글로벌 도시관광 협력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과 위상을 확립했다. 르완다 키갈리 시장이 TPO 활동에 적극 참여 의사를 밝혔고, 코펜하겐·니스·과테말라시티 등 주요 도시 대표단도 높은 관심을 보이며 TPO 네트워크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아프리카·아메리카로 확대될 발판을 마련했다.
TPO는 우즈베키스탄 대사관과 상호 홍보를 위한 MOU를 체결하며 실질적 외교 협력 기반도 넓혔다.
이번 서밋에서는 관광을 단순한 소비산업이 아닌 도시의 정체성과 지속가능성을 지키는 전략적 자산으로 재정의하는 ‘굿투어리즘’ 비전이 제시됐다. TPO는 “관광의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메시지 아래, 모리기념재단과 공동으로 추진 중인 ‘굿투어리즘 인덱스’ 개발 등 구체적 정책지표를 제안했다.
박형준 시장은 “공동선언 이행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고, 서밋을 매년 정례화해 부산이 세계 관광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을 이끄는 글로벌 관광 허브도시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