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대한민국은 운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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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한국 경제가 비켜가야 할 실패 선례가 도처에 보인다.
게다가 2020년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공식 탈퇴한 브렉시트는 여전히 내부 분열의 핵이어서, 유럽연합에 남기를 주장했던 노동당이 정권을 잡았음에도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한 유럽연합과의 관계 강화조차 매우 조심스럽다.
분명한 것은 한국전쟁 이래 가장 냉정하게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할 기회라는 점이다.
한국보다 10년 정도 앞선 선진국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마무리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연금에 가입하는 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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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의존 역풍맞은 獨
국가부채 늪 깊어진 日
운좋게 타산지석 많은 韓
실패한 길 따라선 안돼

전 세계적으로 한국 경제가 비켜가야 할 실패 선례가 도처에 보인다. 논어에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고 했다. 나보다 나은 사람에게선 좋은 점을 배우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선 좋지 않은 점을 깨닫고 따르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선진국들에서는 배울 점이 많았는데, 우리가 선진국이 된 것인지 그들의 오판이 너무 큰 것인지 타산지석이 쌓였다.
유럽의 상황이 가장 충격적이다. 특히 전통적 강국인 독일, 영국, 프랑스가 깜깜한 상태다. 프랑스는 지난달 국제적 신용평가사 피치가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는데, 얼마 전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S&P에서도 강등됐다. 마크롱 대통령이 9월에 임명한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한 달도 되지 않아 10월 초 사임했다가 재임명되고 불신임 투표에서 생존했다. 최근 1년 안에 세 번째 총리였다. 적자 재정을 완화하려는 정부 방안을 야당과 국민이 수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노동당이 성장을 최우선에 두고 증세는 하지 않겠다며 작년에 정권을 잡았지만, 성장은 정체되고 증세가 거듭되고 있다. 복지를 개혁해 지출을 줄이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2020년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공식 탈퇴한 브렉시트는 여전히 내부 분열의 핵이어서, 유럽연합에 남기를 주장했던 노동당이 정권을 잡았음에도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한 유럽연합과의 관계 강화조차 매우 조심스럽다.
독일은 탈원전을 추진하고 러시아의 값싼 천연가스에 의존하다가 제대로 역풍을 맞았다. 2년 연속 마이너스(-) 경제 성장에 극우 정당이 제1 야당이 될 만큼 정치적으로 혼란스럽다. 독일은 유로존의 기준으로서 다른 국가들의 신용도는 국채 금리가 독일보다 얼마나 높은가, 즉 독일보다 얼마나 비싸게 돈을 빌려야 하는가로 비교돼 왔는데, 이제는 유럽 재정위기의 주범이었던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국채 금리가 더 낮은 지경이 됐다.
일본도 배울 만한 나라에서 더 멀어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가 넘는 정부 부채 규모는 이제 놀랍지 않지만, 고령화와 자산 거품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30년 넘게 일깨워주고 있다. 최근 총리가 된 다카이치 사나에가 경기 부양에 진력했던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신념이 같다고 해서 나랏빚이 더 늘 전망에 엔화 가치가 뚝 떨어졌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하이라이트가 될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 시장을 안심시킬 만큼 잘 끝나더라도 미국과 중국의 본질적인 문제와 갈등은 없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트럼프식의 중동 및 우크라이나·러시아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나 남미 국가들에 개입하는 것도 불안하고, 시진핑의 '일대일로' 구상에 엮인 남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자유진영에서 멀어지는 것도 불안하다. 분명한 것은 한국전쟁 이래 가장 냉정하게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할 기회라는 점이다.
대한민국 기업들은 충분히 애쓰고 있다. 정부는 기업이 할 수 없는 에너지 및 산업 정책을 절박하게 펴고, 씀씀이가 헤프지 말아야 한다. 당장은 재정이 곤란한 선진국이 많아 한국 사정이 나빠 보이지 않지만, 빚 느는 속도가 문제다. 재정 건전성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다. 한국보다 10년 정도 앞선 선진국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마무리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연금에 가입하는 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이전보다 정부가 20년, 30년씩 장기로 돈 빌리기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결과가 모두 나온 정책 실패 선례들이 많으니 우리는 얼마나 운이 좋은가 말이다. 엉뚱하게 부동산 늪에 다시 빠진 것이 불안하지만, 크게 보고 맞는 길로 가야 할 것이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경제사회연구원 경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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