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핼러윈 앞둔 이태원·홍대… 불법주차에 막힌 골목길, 쓰레기에 둘러싸인 비상벨

유병훈 기자 2025. 10. 2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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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핼러윈 데이'(10월 31일)를 앞두고 이태원이 있는 용산구, 홍대가 있는 마포구와 서울시는 인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3년 전 이태원 참사 당시 불법 주정차로 구급차 진입이 늦어졌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용산구는 지난 27일 오후 7시부터 3시간 30분 동안 불법 노점과 적치물(영업용 집기) 16건, 입간판을 포함한 불법 광고물 8건, 주정차 위반 27건 등을 단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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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11시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거리의 모습. 가게에서 설치한 바리케이트와 입간판이 인도 중간에 설치돼있다. /이호준 기자

올해 ‘핼러윈 데이’(10월 31일)를 앞두고 이태원이 있는 용산구, 홍대가 있는 마포구와 서울시는 인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불법 주정차를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3년 전 이태원 참사 당시 불법 주정차로 구급차 진입이 늦어졌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태원과 홍대 지역을 지난 27~28일 둘러봤더니 불법 주차 차량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업소에서 내놓은 입간판과 의자로 인도가 좁아진 곳도 많았다. 또 응급 상황을 경찰 상황실에 알릴 수 있도록 전신주에 설치된 비상벨은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과 다른 쓰레기 더미에 가로막혀 접근이 힘들었다.

27일 오후 3시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인근 거리의 모습. /이호준 기자

◇이태원 폭 4m 골목길, 식당 입간판·불법 주차 차량 때문에 통행 위험

지난 27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세계음식거리. 안전 요원 2~3명이 ‘용산구’라고 적힌 점퍼를 입은 채 경광봉을 들고 순찰을 돌았다. 주요 거리에는 보행 방향에 따라 인파를 분리하기 위한 바리케이드 수십 개가 놓여 있었다. 한 식당은 ‘거리 혼잡으로 대기 줄 금지’라는 안내문을 붙여두기도 했다.

하지만 미흡한 부분도 적지 않았다. 폭 4m 남짓한 골목길은 식당이 설치한 입간판 4개 때문에 도로 폭이 1m쯤 줄어 있었다. 불법 주차된 차량도 가까이에 있었다. 클럽과 주점이 밀집한 거리 곳곳에는 오토바이와 퀵보드, 자전거가 무단으로 세워져 있었다.

한 주점은 호객하는 직원을 위한 대형 전기 온열기를 인도에 세워두기도 했다. 3년 전 발생한 참사 현장에서 불과 100m 떨어진 곳이었다. 직장인 박모(34)씨는 “안전 요원이 가끔 지나가기는 하는데, 거리를 관리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전봇대에 부착된 비상벨은 음식물 수거통, 쓰레기 더미에 가려 접근하기도 힘들었다.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 비상벨을 누르면 경찰서나 지자체 상황실에 바로 신고할 수 있다. 직장인 김모(32)씨는 “참사 이후 도로가 예전보다 약간은 정리된 것 같지만, 여전히 또 사고가 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든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11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거리 비상벨이 쓰레기에 둘러싸여 있다(좌). 28일 오후 11시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비상벨도 같은 상황이다. /이호준 기자

◇홍대 앞 클럽, 인도에 바리케이드·의자 내놓아 통행 불편

홍대 앞도 사정이 비슷했다. 지난 28일 오후 11시쯤 기자가 클럽 골목 일대를 1시간쯤 돌아봤더니 차량과 오토바이, 자전거가 50대 이상 불법 주정차 중이었다. 한 차량은 인도에 올라선 채 5분 넘게 정차했고, 시민들은 차량을 피해 차도로 내려가 걸었다. 어떤 구간은 음식물 수거통과 입간판, 불법 주정차 자전거가 뒤섞여 사실상 인도를 지나갈 수 없을 정도였다.

클럽과 주점 일부는 대기 손님을 위해 자체적으로 바리케이드를 세우거나 의자를 내놓아 인도의 절반을 차지했다. 입간판은 인도 한가운데 놓여 있었다. 직장인 안모(28)씨는 “이 주변은 인도가 좁은데, 핼러윈 축제 때는 어떨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11시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거리에 온열기가 인도에 설치돼있다. /이호준 기자

◇지자체 “계도와 과태료에 의존하는 안전 관리에 한계 있어”

시와 용산구·마포구 등은 올해 핼러윈 축제를 앞두고 인파 사고를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이태원 주요 지점에는 안전 요원을 배치해 인파를 분산하고, 이태원과 홍대 앞 거리 전광판에는 실시간으로 혼잡도가 안내된다. 안전 펜스도 설치되고, 안전 요원이 현장을 순찰하고 불법 주정차도 단속한다.

지자체들은 안전 관리에 한계가 있다고 한다. 용산구는 지난 27일 오후 7시부터 3시간 30분 동안 불법 노점과 적치물(영업용 집기) 16건, 입간판을 포함한 불법 광고물 8건, 주정차 위반 27건 등을 단속했다. 구 관계자는 “계도와 과태료 부과를 병행하고 있지만 근절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마포구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공무원과 경찰, 자율 방범대가 순찰을 이어오고 있다”며 “다음 달 1일까지 집중 관리에 나서 통행에 방해가 되는 적치물 등을 최대한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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