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서 두 아이 키우는 아버지가 주민조례발안 나선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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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원(39·함안군 법수면) 씨는 어릴 적 시골 학교 기억이 오래도록 남았다.
정 씨는 지난달 '함안군 농촌유학 및 작은학교 활성화 지원 조례'를 주민조례발안제로 발의했다.
정 씨의 첫째 아이는 함안 월촌초등학교를 다닌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정 씨는 '함안군 농촌유학 및 작은학교 활성화 지원 조례'를 발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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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사라질 수도
농촌유학 프로그램으로 작은 학교 살리기

정주원(39·함안군 법수면) 씨는 어릴 적 시골 학교 기억이 오래도록 남았다. 조금은 느리지만 어울려서 사는 삶을 아이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다. 그는 올해 가족과 함께 함안으로 이사했다.
정 씨는 8살, 6살 두 아이의 아버지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와 유치원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정규 교육을 수행하려면 한 학교에 최소 30명은 있어야 할 텐데 학생 수는 갈수록 줄어든다. 그렇다고 떠나가는 아이들을 잡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 씨는 지난달 '함안군 농촌유학 및 작은학교 활성화 지원 조례'를 주민조례발안제로 발의했다. 농촌유학은 도시 지역 학생이 일정 기간 농촌에서 생활하면서 지역 학교에 재학할 수 있는 제도다. 도시에서 학생을 유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아이들 학교를 지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 씨의 첫째 아이는 함안 월촌초등학교를 다닌다. 전교생이 23명이었지만 아이 둘이 전학을 가면서 21명이 됐다. 첫째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으로 같은 학년 친구가 3명밖에 없다. 둘째 아이는 함안 법수초등학교 유치원을 다닌다. 유치원생은 3명이다.
아이들의 학교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경남교육청은 2027년까지 도내 7개 학교가 통폐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통폐합된 도내 학교는 모두 9곳이다.
학령인구 감소 여파 때문이다. 올해 도내 초·중학교 신입생은 초등 2만 1000여 명, 중등 3만 2000여 명으로 집계된다. 2028년 도내 초·중학교 신입생은 초등 1만 7000여 명, 중등 3만 300여 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학생 30명은 있어야 학교가 최소한의 기능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운동회, 소풍, 방과후 수업 등이요. 학습의 질이 낮아질 수도 있고 교우 관계까지 교육 환경 전반이 걱정되는 거죠."
정 씨는 아이들 학교가 쪼그라드는 상황을 걱정한다. 지금은 아이들이 함안군 법수면 강주리에서 통학하지만 앞으로는 인구수가 더 많은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할 수도 있다. 함안 가야읍 가야초와 칠원읍 칠원초는 과밀 학급이다. 다들 함안 안에서도 인구 많은 지역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면 단위에는 더 이상 청년이 살지 않게 되고 고령 인구만 남을 것입니다. 우리처럼 시골에 와서 아이를 키우고 싶은 부모가 있더라도 올 수가 없게 되지요."
이러한 상황 때문에 정 씨는 '함안군 농촌유학 및 작은학교 활성화 지원 조례'를 발의하게 됐다. 농촌유학 활성화와 육성·지원사업 및 농촌유학시설 운영, 작은학교 활성화 등을 규정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정 씨는 주민조례발안제를 이용했다. 지방의원만이 아니라 주민도 조례 발의를 할 수 있는 제도다. 일정 규모 서명을 받으면 지방자치단체장이 지방의회로 넘겨 조례를 심사하고 통과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함안군 주민조례발안제에 필요한 서명인 수는 1042명이다. 정 씨는 12월 15일까지 서명 수를 채워야 한다. 9월부터 시작해 현재 700여 명에게서 서명 받았다. 지역 행사가 있으면 그나마 서명 받기 수월하고 평소에는 공원이나 스포츠센터 등을 다니며 길에서 서명 받는다.
정 씨는 자신이 직접 만든 띠를 들어 보였다. 경계를 허물기 위해 '주민청구조례', '공무수행'이라는 글자가 박힌 띠를 두르고 다닌다. 언론사에 광고까지 냈다. 어떻게든 요건을 충족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다양한 시도를 한다.
"농촌유학을 하면 아이들이 생태 감수성도 키울 수 있고 학년 구분 없이 가족처럼 어울릴 수 있습니다. 농촌유학 프로그램을 잘 이용하면 정착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김다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