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 “교착”… 韓美 경주박물관 관세 담판

경주=이슬기 기자 2025. 10. 29.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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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북 경주에서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경남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미 정상은 이날 오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오찬을 포함한 회담을 할 예정이다.

다만 관세협상 타결 여부와 연동할 경우, 이번 정상회담에서 공통의 문서를 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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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APEC]미일회담 마친 트럼프 방한
국립경주박물관서 확대 오찬회담
150억 달러씩 10년 내도 에쿼티 42%
트럼프 “곧 마무리” 李 “여전히 교착”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북 경주에서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 지난 8월 말 미국 워싱턴D.C에서 만난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관건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방식과 기한, 배당 등 핵심 쟁점에서 진전된 합의를 이룰지 여부다.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협상 타결을 원하는 트럼프와 달리, 우리 정부는 이번 APEC을 데드라인으로 삼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의 우라늄 농축 권한 확대’ 등 외교·안보 분야에선 이미 합의했지만, 관세협상 결렬시 공동선언을 도출할 지는 미지수다.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미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방명록에 서명하려고 펜을 잡으려는 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뒤에서 의자를 당겨 주고 있다. /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경남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전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첫 번째 한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도쿄 하네다 공항을 출발해 입국한 것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미 정상은 이날 오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오찬을 포함한 회담을 할 예정이다. 회담에 앞서 방명록 서명과 기념 촬영, 트럼프 굿즈 전시 관람을 포함한 공식 환영식 및 친교 행사가 계획돼 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나라 최고 훈장인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한다. 또 도금으로 특별 제작한 ‘천마총 금관’ 모형도 선물할 예정이다. 황금을 선호하는 트럼프 맞춤형 선물로, 문화재 복제 전문가 김진배 삼선방 대표가 제작했다.

정상회담은 확대 오찬 회담 형식으로 진행된다. 양국 정상과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무역·투자 및 경제안보 협력, 동맹 현대화, 한반도 평화를 포함한 한미동맹의 전방위적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자리에선 양국 최대 현안인 대미투자펀드 관련 내용도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용범 정책실장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정상회담 직전까지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핵심은 투자펀드의 현금 직접 지분 투자(에쿼티·equity) 비율 및 분납 여부다. 당초 우리 정부는 직접투자 비율을 5% 수준으로 하고, 대부분 대출(loan)과 보증(guarantee) 형태라고 했었다. 그러나 미 측에서 ‘대부분 현금 투자’를 요구해왔고, 이후 석 달 가까이 줄다리기 협상 중이다. 트럼프는 한국에 매년 250억 달러씩 8년에 걸쳐 총 2000억 달러의 현금 투자를 요구했다고 한다. 반면 우리 정부는 외환시장 충격을 고려해 ‘10년 간 매년 150억달러 이하’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사 미국이 이 제안을 수용하더라도 에쿼티 비율은 42%에 달한다.

안보 분야에선 한국의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5% 수준으로 단계적 인상하고,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일본 수준으로 확대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현행 한미원자력협정상 한국은 미국의 동의를 얻어야 20% 미만의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는 불가능하다. 이를 개정하는 데 양국이 합의를 도출했다는 것이다. 다만 관세협상 타결 여부와 연동할 경우, 이번 정상회담에서 공통의 문서를 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미 측은 ‘타결 임박’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고 있다. 이는 “교착 상태”라는 대통령실 입장과 간극이 크다. 한국의 결단을 압박하기 위한 트럼프의 정치적 메시지란 해석이 중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이제 한국과 무역합의를 곧 마무리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각) 아시아로 향하는 전용기 간담회에서도 “타결이 매우 가깝다. 그들만 준비가 된다면, 나는 준비가 됐다”고 했다. 반면 이 대통령은 이틀 뒤 공개된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과 금액, 시간표, 어떻게 손실을 공유하고 배당을 나눌지 이 모든 게 여전히 쟁점”이라며 “주요 내용에 대한 협상은 아직 교착 상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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