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쓰러트린 ‘무면허 전동 킥보드’…경찰, 업체에 ‘방조 행위’ 적극 검토

강병수 2025. 10. 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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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내내 내리던 비가 잠시 그쳤던 그날은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주말이었습니다.

'무면허'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전동 킥보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경찰도 적극 대응에 나섰습니다.

경찰청은 오늘(29일) "운전면허 확인을 소홀히 한 업체에 대하여 '무면허 방조 행위' 적용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경찰청이 발표한 전동 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PM)' 사고 통계를 살펴보면, 2020년 897건에 그쳤던 교통사고 건수는 지난해 2,232건으로 급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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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내내 내리던 비가 잠시 그쳤던 그날은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주말이었습니다.

며칠 남지 않은 첫째 딸의 생일을 앞두고 선물을 고르기 위해 나선 가족.

외출에 신난 둘째 딸은 엄마에게 솜사탕을 사달라고 했고 잠시 편의점에 들렀다가 나서는 순간, 불의의 사고가 모녀를 덮쳤습니다.

지난 18일 인천 연수구에서 발생한 전동 킥보드 사고.

인도에서 전동 킥보드 한 대가 빠른 속도로 아이를 향해 달려오자, 엄마는 아이를 감싸다 킥보드에 치여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고 의식을 잃었습니다.

곧장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다발성 두개골 골절 진단을 받았고, 상태는 위급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 단란했던 네 가족의 일상은 한순간에 뒤바뀌었습니다.

피해자 남편/
"아이들이 엄마가 부재하다 보니 아빠라도 계속 같이 있지 않으면 더욱 불안하기 때문에 아이들 등원이나 학원이나 제가 시간 되는 데까지는 계속 함께하려고 하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엄마가 아직 살아있고 빨리 네 곁으로 돌아올 거다, 라고, 계속 이야기해 주고 불안해하지 않도록..."

엄마는 최근 의식을 일부 회복했지만, 아직은 자기 식구들이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이고, 가족들은 조심스럽게 엄마의 회복 과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킥보드에 타고 있던 건 중학생 두 명. 원동기 면허도 없고, 안전모도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도로교통법상 전동 킥보드는 16살 이상, 원동기 면허나 자동차 면허를 소지한 사람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원동기 면허 미소지와 2인 탑승, 안전모 미착용 등 각종 법규를 위반한 혐의로 이들을 입건했습니다.


■ '다음에 등록하기' 버튼만 누르면 누구나 '무면허 운전'

사고 직후 KBS 취재진은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인근 대형 상가에는 학원과 편의점 등이 몰려 있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었습니다.

아이 손을 잡고 인도를 지나는 보호자와 함께 여전히 헬멧을 쓰지 않은 채 전동 킥보드를 타고 있는 학생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는데, 이들은 원동기 면허 소지 의무가 무색할 만큼, 도로에 널브러진 전동 킥보드를 쉽게 이용했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면허 인증 없이 대여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자, 면허를 등록하라는 안내 문구는 나오지만, 다음에 등록하겠다는 버튼을 누르자 바로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손쉽게 전동 킥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무면허 사각지대'가 버젓이 존재하고 있는 겁니다.

■ 경찰, 대여업체 운전면허 확인 소홀 시 '무면허 방조 행위’ 적극 검토

'무면허'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전동 킥보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경찰도 적극 대응에 나섰습니다.

경찰청은 오늘(29일) "운전면허 확인을 소홀히 한 업체에 대하여 '무면허 방조 행위' 적용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청소년의 개인형 이동장치 무면허 운전이 2024년 19,513건에 달해, 전체의 55.1%를 차지하고 있다"며 "뺑소니 운전도 2024년 147건 중 82건으로 55.8%를 차지하는 등 위험성이 매우 심각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로 경찰청이 발표한 전동 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PM)' 사고 통계를 살펴보면, 2020년 897건에 그쳤던 교통사고 건수는 지난해 2,232건으로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10명이었던 사망자 수 역시 23명으로 늘어났습니다.

특히 2020년 186건에 불과했던 19세 이하 청소년들의 PM 사고가 지난해에는 1000건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무면허'의 사각지대가 사고 증가는 물론, 보행자와 청소년들의 안전을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경찰청 관계자/
"여러모로 법률 검토를 한 결과, 청소년의 무면허 운전이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전면허 확인 절차가 없는 플랫폼을 구축하여 무면허 운전이라는 범죄를 위한 도구와 수단을 제공하는 경우 형법상 ‘방조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

경찰은 개인형 이동장치 ‘무면허 운전자’는 범칙금 10만 원이 부과되지만, ‘무면허 방조범’은 즉결심판 청구 후 법원에서 20만 원 이하 벌금형 선고가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또 "청소년이 개인형 이동장치 무면허 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거나 단속되는 경우 대여업체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겠다"며 "무면허 방조 행위를 적극 적용하는 등 청소년들이 보다 안전하게 개인형 이동장치를 이용하도록 지속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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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수 기자 (kbs03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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