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은폐 의혹···동료 “교통사고라고 들었다”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의 과로사 의혹과 관련해 사측이 다른 직원들을 대상으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절대 SNS에 게시하지 말라, 내부가 단단해야 한다” 등 입단속에 나선 정황이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런베뮤에 대한 근로감독에 착수했다.
29일 취재를 종합하면, 정씨와 같은 지점에서 근무한 동료 A씨는 “직원들도 기사를 보고 사망사고를 알았다”며 “회사에서 당시 장례 소식은 전했지만, 교통사고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모 분위기도 전혀 없었다”며 “손님이 근로환경에 대해 물어보면 잘 지내고 있다고 답하라고 말했었다”고 했다.
런베뮤 인천점에서 근무했던 정효원씨(26)씨가 지난 7월16일 회사 숙소에서 숨진 사실이 알려지며 과로사 의혹이 불거졌다. 유족 측에 따르면 정씨는 신규 지점 개업 준비와 운영 업무를 병행하며 극심한 업무 부담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정씨가 사망 1주일 전에는 주 80시간 이상 일했고, 그 이전에도 3달간 매주 평균 60시간 넘게 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이 받은 동료 A씨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A씨는 지난 28일 지인에게 “그 날 사람들이 울고 그랬는데 교통사고 정도로 알고 있었다”며 “녹취촬영 거부하라 그러고, 위장 취업이나 위장 손님이 물어보면 잘 다니고 있다고 대답하라고 했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A씨는 “그때가 시기적으로 어려웠다”며 “화장실도 가기 어려웠고, 진짜 바쁠 때는 밥도 안 줬었다. 다들 사회초년생이고 처음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원래 이런거구나 하고 버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측이 직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SNS에 게시하지 말라며 사태를 숨기려 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런베뮤 인천점은 “모든 인터뷰, 촬영, 녹취는 거절해달라” “상황 발생시 직급자에게 보고해달라”고 지침을 내렸다. 그러면서 “개인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절대 게시하지 말아달라”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 내부가 단단해야 한다”고 했다.

런베뮤 측은 유족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이 되자 전날 뒤늦게 사과문을 올렸다. 강관구 대표이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사의 부족한 대응으로 인해 유족께서 받으셨을 상처와 실망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진심을 담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고인은 평소 누구보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직원이었다”며 “신규 지점 오픈 업무는 그 특성상 준비 과정에서 업무 강도가 일시적으로 집중된다. 당사도 이러한 특수 상황을 감안하여, 오픈 직전에는 홀 파트 기준 13명의 인력을 추가 파견해 지원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과로사 여부에 대해선 회사가 판단내리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답할 수 없음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앞서 런베뮤 측은 유족에게 “부도덕해 보인다”고 말하고, 관련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등 부적절한 대응으로 도마에 올랐다.
강 대표는 “본 사안과 관련해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확인 가능한 모든 자료를 있는 그대로 제공하고, 어떠한 왜곡이나 은폐도 없을 것”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런베뮤에 대한 기획감독에 착수했다. 노동부는 “고인과 관련된 장시간 근로 문제 뿐 아니라 전 직원에 대해 추가적 피해가 있는지 살펴보고, 휴가·휴일 부여, 임금체불 등 기타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도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며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되는 경우 엄정 조치하고, 지점 전체에 대해 노동관계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즉시 감독 대상을 나머지 지점까지 모두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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