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트럼프 한국 오는 날 ‘미사일 도발’ 공개…‘만남 거절’ 메시지?

강윤서 기자 2025. 10. 29. 11:0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北, 전날 순항미사일 발사…APEC 전 2차 도발하며 “핵 전투태세 준비”
김정은, 트럼프 ‘대화’ 제안에 침묵 중이지만…‘깜짝 회동’ 가능성 일축
김정은 시험발사에는 불참…‘전술핵탄두 장착’ 화살 계열 미사일 추정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왼쪽부터 이재명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만나자'는 손짓에 '미사일 도발'로 거절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찾아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에 탑승한 날 북한은 서해 일대에서 함대지 순항미사일 발사를 진행했다는 사실을 29일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 미사일총국이 전날(28일) 서해 해상에서 해상 대 지상(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순항미사일들은 수직발사돼 서해 해상 상공의 설정된 궤도를 따라 7800여s(초) 간 비행하여 표적을 소멸하였다"고 밝혔다. 약 2시간 10분 비행을 했다는 것으로, 비행거리 등 다른 제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도발은 한미 양국의 탐지를 피하기 위한 낮은 고도에서 장기간 비행이 가능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배에서 지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를 몰래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북한은 지난 22일에도 평양에서 약 430㎞ 떨어진 곳에 신형 무기체계인 극초음속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평양에서 경주까지의 직선거리가 약 450㎞란 점까지 고려했을 때 북한이 잇따라 미사일 도발을 이어간 것은 APEC에 대한 위협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전날 실험발사에 참관하지 않았다. 다만 실험발사 내용은 북한 주민이 접할 수 있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나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 등 대내용 매체엔 실리지 않은 점에서 대외적 메시지 성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북한의 이번 시험발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를 위해 한국을 국빈 방문하기에 앞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을 계기로 김 위원장과의 대화 의지를 거듭 강조하며 만남을 제안해왔지만, 북한은 방한일에 맞춰 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개하면서 사실상 '거절' 신호를 보낸 셈이다.

북한은 미국 측 만남 제안에 아직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핵무력 강화 의지만 재차 강조해 북미 정상 간 '깜짝 회동'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은 러시아, 중국과의 연대가 더 중요한 상황에서 긴장을 고조시켜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의지를 떨어뜨리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

북한 미사일총국은 28일 서해 해상에서 해상 대 지상(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北, 5개월 만에 순항미사일 발사…합참 "사전 인지해"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는 지난 5월22일 이후 약 5개월만이다. 이번 시험발사를 참관한 '북한군 서열 2위'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전쟁 억제수단들의 적용 공간을 부단히 확대해나갈 데 대한 당 중앙의 전략적 기도대로 우리 핵무력을 실용화하는 데서 중요한 성과들이 이룩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부위원장은 "각이한 전략적 공격수단들의 신뢰성과 믿음성을 지속적으로 시험하고 그 능력을 적수들에게 인식시키는 것 그 자체가 전쟁 억제력 행사의 연장이자 보다 책임적인 행사로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수반은 이미 강력한 공격력으로써 담보되는 억제력이 가장 완성된 전쟁 억제력이고 방위력이라고 정의하였다"며 "우리는 자기의 전투력을 끊임없이 갱신해나가야 하며, 특히 핵전투 태세를 부단히 벼리는 것은 우리의 책임적인 사명이고 본분"이라고 말했다.

통신에 따르면 박 부위원장은 5000t급 신형 구축함 '최현' 호와 '강건' 호 해병들의 함 운용 훈련 및 무기체계 강습실태를 파악하고 해병들의 군사 실무적 자질을 높여주기 위한 과업들을 지도했다. 이날 시험발사는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해군 장비부사령관, 함상무기체계기사 등이 동반 참관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해당 미사일이 이달 초 평양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에서 공개된 '화살 계열 순항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 화살 계열 미사일은 북한이 개발해온 장거리 순항미사일이다. 북한은 화살-1·2형에 전술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고, 최대 사거리는 2천㎞ 정도로 추정된다. 향후 최현호, 강건호 등 북한의 신형 구축함 수직발사대에 탑재돼 북한의 해상 핵위협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인지해 대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합참은 "어제 오후 3시께 북한 서해북부 해상에서 순항미사일을 포착했고,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며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며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