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판 빅브라더’ 논란 군중 감시 AI, “개발 멈출 수 없다”는 정부 연구기관

대통령 경호 목적의 ‘군중 감시’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 중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이 인권 침해 논란과 연구부정 의혹으로 연구비 지급이 중단되자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최근 한국연구재단에 “특별평가 실시 여부가 결정된 이후 연구비 집행 중지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시민 생체정보를 활용한 감시 기술로 ‘한국판 빅브라더’ 논란이 불거지고 연구부정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연구비 중단 조치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특별평가는 진행 중인 국가 연구·개발(R&D) 과제의 중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절차로, 연구재단은 현재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실시 여부를 검토 중이다.
문제가 된 ‘군중 감시 AI’ 기술 개발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경호처와 과기정통부가 240억원 규모로 추진한 ‘지능형 유무인 복합 경비안전 기술개발사업’의 일환이다. ETRI는 민간 기업 두 곳과 함께 해당 사업을 수주해 이동형 카메라로 생체 신호를 인식하고 긴장도를 분석, 대통령 주변 ‘위험 인물’을 식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가권력이 AI를 시민 감시·통제 수단으로 활용하려 한다”(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사업을 둘러싼 연구부정 의혹도 제기됐다. ETRI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경비보안업체 HDS는 대통령경호처 출신 인사가 대표로, 사업 공고 불과 2주 전 부설 연구소를 설립했다. HDS는 외부 업체의 기술을 비공식적으로 빌려 공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기술 조력을 제공한 업체 대표는 연구재단의 해당 사업 기획위원이어서 외부 발설이나 사업 참여가 금지된 상태였다.
앞서 지난 24일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군중 감시 AI’ 사업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자, 연구재단은 “23일자로 연구비 지급을 중단했다”고 밝히고 특별평가 실시를 위한 사전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ETRI가 연구 중단에 반발하자 연구재단은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의 다른 조항을 적용해 연구를 중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권이 국민을 감시하기 위해 만들려 했던, 목적이 불순한 기술인 데다 수주 과정이 석연치 않은데도 연구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해당 기술 개발에 대한 의혹을 낱낱이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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