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고령 당뇨인, 건강 지키는 쉬운 생활습관 (상)밥상만 봐도 혈당이 보인다

이휘빈 기자 2025. 10. 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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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계산 없이 접시 분할법...밥·단백질·채소 비율만 맞추면 OK
독거 노인도 쉽게 준비...고령 친화 식품·간편 식품 요리 활용법
평균 수명이 늘며 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가 필수적인 시대가 됐다. 특히 농촌 고령 당뇨환자는 의료 접근성 제한, 높은 독거 비율 등 일반 환자와 다른 환경적 특성을 지닌다. 복잡한 식품교환표 이해가 어렵고, 농사일을 운동으로 착각하며, 혈당측정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농촌 노인의 현실을 반영해 식사 관리, 생활습관 실천, 합병증과 약물관리 세 영역에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한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가운데 농촌 고령 당뇨환자의 관리는 여러 특성을 지니는 만큼 식사와 운동, 혈당 관리 등이 함께 병행돼야 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Canva
경북 예천에서 배추농사를 짓는 김모씨(78)는 당뇨 진단 후 보건소에서 받은 식품교환표를 식탁 앞에 붙여뒀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계산이 복잡해 도저히 알 수가 없다”는 것이 그의 하소연이다. 

전남 고흥의 혼자 사는 박모씨(74)도 사정은 비슷하다. 병원에서 ‘단백질, 채소, 곡물을 골고루 먹으라’는 조언을 들었지만, 매끼 다양한 반찬을 준비하기가 힘들어 된장찌개와 김치로 식사를 해결하는 날이 많다. 

이처럼 농촌 고령층은 혼자 식사 준비가 어렵고, 식품교환표 활용도 낮다. 남민정 호남대학교 교수가 2022년 연구한 ‘제2당뇨병 노인환자의 식사의 질’에 따르면, 시·군 지역 만 65세 이상 노인 216명 중 ‘필요 열량’을 아는 사람은 단 6명(2.8%)에 불과했다.  

하지만 식사 관리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김남희 동의대학교 교수와 임선영 춘해보건대학교 교수의 2017년 ‘농촌 지역 노인 당뇨병 환자의 자기관리지식·사회적지지·교육요구도에 관한 융합연구’를 보면, 지역 보건소 등록 당뇨 노인 환자 115명 중 80.8%가 ‘식이 교육’을 가장 필요한 것으로 꼽았다. 

복잡한 계산 대신 ‘접시 분할법’으로 한눈에 확인
접시를 기준으로 3등분한다. 채소 2, 곡류 1, 어육류 1 비율로 생각하면 된다.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당뇨병학회가 2025년 진료지침에서 제시한 ‘접시 분할법’은 복잡한 계산 없이도 균형 잡힌 식사를 돕는다. 

접시를 세 부분으로 나눠 절반은 채소, 나머지 절반은 다시 둘로 나눠 한쪽은 밥이나 국수 같은 곡물, 다른 한쪽은 생선이나 두부 같은 단백질 반찬을 담으면 된다. 밥은 주먹 크기, 단백질 반찬은 손바닥 크기, 채소는 두 손 가득 담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유와 사과 두 조각을 곁들이면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 비율을 맞춘 균형 잡힌 식사가 된다. 시각적으로 이해하기 쉬워 고령층에게 특히 유용하다.

국물보다 건더기로 염분 줄이기
국을 먹을 때는 국물을 남기고 건더기 위주로 먹는 것이 좋다. 대한당뇨병학회
당뇨 환자의 혈압 목표는 130/80㎜Hg 이하다. 염분 섭취를 줄이는 것이 혈압 관리의 첫걸음이다.

국이나 찌개를 먹을 때는 건더기 위주로 먹고, 국물은 최소화해야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다. 고혈압이 동반된 당뇨 환자는 하루 나트륨 섭취를 2000㎎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권장된다. 

요리를 할때도 구이나 찜으로 하면 염분을 더 줄일 수 있다. 김치와 장아찌 등 염장 발효식품도 적게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혼자 사는 노인, 간편식으로 영양 챙기기
간편식을 활용하면 영양과 맛을 함께 챙길 수 있다. 식재료는 소분하거나 소포장 제품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한당뇨병학회
독거 노인은 매끼 여러 반찬을 준비하기 어렵다. 이럴 때는 간편식품을 활용하거나 식재료를 소분해 냉동 보관하면 편리하다. 

시중에 나온 즉석조리 식품을 활용하면 편리하다. 즉석조리 제품에 두부나 채소를 추가하면 영양과 맛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 요리도 여러가지를 차리기 보다 ‘한 그릇 요리’로 마련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두부채소된장찌개, 달걀채소죽 등은 식사도 간편하고 치우기도 좋다.

미리 만들어두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날 채소와 단백질 반찬을 미리 만들어 소분해서 냉동 보관하면 된다. 시금치나 콩나물 같은 채소는 데쳐서 한 끼 분량씩 나눠 얼리고, 생선이나 두부 조림도 소분해서 냉동하면 2주 정도 보관할 수 있다. 냉동 보관한 반찬은 전자레인지로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다.

씹고 삼키기 힘들다면 조리법 바꿔야
식사에 부드러운 식품을 활용하는 것은 소화에 큰 도움을 준다. 대한당뇨병학회
나이가 들면 치아가 약해지고 침 분비가 줄어 음식을 씹고 삼키기 어려워진다. 이를 연하 기능 저하라고 하며, 이 경우 조리 방법을 바꾸면 식사가 한결 수월해진다.

고기나 생선은 잘게 다지거나 갈고, 채소는 작게 썰어 부드럽게 익히면 좋다. 국이나 찌개에 넣으면 더 부드러워진다.

시중에 나온 고령 친화 식품은 단계별로 선택할 수 있다. 1단계는 일반 식품과 비슷하지만 부드럽게 만든 것이고, 2단계는 잘게 다진 형태, 3단계는 갈아서 걸쭉하게 만든 형태다. 본인의 씹고 삼키는 능력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다만 음식을 지나치게 부드럽게만 먹으면 씹는 기능이 더 빨리 떨어질 수 있어, 가능한 범위에서 씹는 연습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근육 빠지지 않게 단백질 충분히
어육류 식품은 질 좋은 담백질을 포함할 뿐만 아니라 조리에도 편리하다. 대한당뇨병학회
농촌 노인은 근감소증 위험이 높다. 근육이 줄어들면 혈당 조절이 더 어려워지고 낙상 위험도 커진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은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 매끼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생선, 두부, 달걀, 닭가슴살 등 단백질은 손바닥 크기 정도로 하루 세 끼 챙겨야 한다. 특히 아침에 충분히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노인은 저녁보다 아침에 먹은 단백질을 근육으로 더 잘 합성하기 때문이다.

비타민D와 오메가3 지방산도 근육 건강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D는 햇볕을 쬐거나 등 푸른 생선, 달걀노른자를 통해 섭취할 수 있다. 오메가3는 고등어, 꽁치, 삼치 같은 생선에 풍부하다.

신장 질환 있다면 단백질·칼륨 조절해야
당뇨병과 신장질환을 같이 앓고 있다면 식단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
당뇨와 신장 질환을 동시에 앓는 환자는 단백질과 칼륨 섭취를 조절해야 한다. 잡곡밥, 감자, 고구마는 칼륨 함량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시금치와 부추도 칼륨이 많다.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백미 위주로 밥을 짓고, 감자·고구마는 삶아서 물에 담갔다가 먹으면 칼륨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단백질도 과하게 먹으면 신장에 부담이 된다. 하루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1㎏당 0.8~1.2g 정도로 권장한다. 체중이 60㎏이라면 하루 48~72g이면 충분하다. 생선 한 토막, 두부 반 모, 달걀 한 개 정도의 양이다.

혈당조절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돼지감자’와 ‘여주’ 등 건강기능식품도 신장 질환이 있으면 오히려 부담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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