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냥청미'인줄 알았는데 '시각장애'일 줄은… 제가 평생 책임질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24시 센트럴 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자 '24시간 고양이 육아대백과'의 저자 김효진 수의사입니다. 이번에는 입양한 아깽이가 시력을 잃어 걱정되신 집사님의 이야기를 받았네요. 아깽이가 눈이 안 보인다니 덜컥 내려앉은 그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비단 아깽이뿐 아니라 다 성묘 역시 녹내장, 당뇨로 인한 백내장 및 그로 인한 합병증 상태, 신경계 질환 등으로 갑작스레 시력을 잃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고양이가 눈이 안 보일 때, 집사는 고양이를 어떻게 관리해 주는 것이 좋을까요?
⚕️: 조금만 신경 써 주면 괜찮을 거예요
"어떻게 신경을 써 줘야 하나요?"

고양이는 시각 의존도가 사람에 비해 적고, 후각이나 촉각 등 다른 감각이 굉장히 잘 발달돼 있습니다. 그래서 시력을 잃어도 집사가 조금만 신경을 써주면, 다른 고양이와 큰 차이 없이 생활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익숙한 환경을 조성하고, 환경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즉, 이사를 가거나 가구 위치를 바꾸는 걸 최대한 지양해 주세요. 만약 고양이가 다니는 길목에 부딪힐 만한 물건이 있다면 치워주거나, 뾰족한 모서리를 가진 가구 등이 있다면 '코너 가드'를 붙여줘 2차 사고를 예방해 주세요.
그런데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이사나 리모델링을 해야 할 때가 있죠. 이때는 일반적인 고양이보다 훨씬 긴 시간을 투자해서 고양이가 바뀐 영역에 적응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처음에는 방 한 개의 구조에만 익숙할 수 있도록 천천히 적응시켜 준 이후, 조금씩 행동 영역을 넓혀주는 방법이 대표적입니다.
⚕️: 조명도 신경 써주셔야 해요~!
앞을 못 보는 고양이인데요?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이나 조명도 고양이가 집안 구조를 파악하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시력을 잃었는데 창문이나 조명이 의미가 있나요?"라고 물어보실 수 있어요. 물론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완전 실명 상태도 있지만, 망막 기능이 부분적으로 남아 빛을 일부 감지할 수 있는 경우도 상당히 존재합니다.
보호자님 반려묘 또한 밝은 빛 외에는 볼 수 없다는 사례에 해당합니다. 이런 고양이는 희미하게 느끼는 창문의 햇빛, 집안 조명의 빛을 기준으로 집안 구조를 파악하기도 해요. 따라서 조명의 위치를 정해두고 매일 비슷한 시기에 조명을 켜주면 고양이가 공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공간을 파악할 수 있도록 '음향 표식'이나 '페로몬 혹은 냄새'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즉 식기나 화장실 주변에 작은 방울 소리가 나는 장난감 같은 것을 걸어두거나, 특정 위치에 페로몬 스프레이 등을 뿌려서 구역별로 냄새를 구분해 주는 것도 가능합니다.
앞을 못 봐도 고양이는 고양이!
본능적 욕구도 채울 수 있게 도와주세요

앞을 못 본다 해도 고양이의 본능까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이 본능을 채워주지 않는다면, 고양이의 삶의 질도 떨어질 겁니다. 문제는 안전하게 고양이의 본능을 어떻게 채워주느냐인데요.
첫 번째로 고양이는 높은 곳에 오르길 좋아하는 동물입니다. 하지만 고양이가 눈이 안 보인 다면 집사 입장에서 캣타워와 같은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괜찮을지 걱정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고양이가 높은 곳에 오르려는 본능을 무조건 막아서는 안 됩니다. 대신 오를 수 있는 공간을 정해두고, 떨어지지 않도록 가드를 설치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바닥에는 푹신한 매트 등을 깔아서 혹시라도 발생하는 낙상 사고에서 고양이가 다치지 않도록 대비를 해야 합니다.

또한 앞을 잘 못 보는 고양이와 놀이를 할 때에도 다른 감각을 적극 활용해 놀아줘야 합니다. 소리가 나는 장난감이나, 캣닢이 들어있는 장난감 등, 청각과 후각을 적극 활용하는 놀이법을 쓰면 고양이의 반응을 더 잘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집사님들께서 평소 행동에서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시각장애가 있는 고양이를 갑작스럽게 만지면 고양이가 깜짝 놀랄 수 있습니다. 고양이는 부정적인 경험을 겪은 뒤에는 비슷한 상황을 경계하는 경향이 있어, 이후 사람과의 접촉을 꺼리게 만들 수 있어요. 따라서 고양이에게 스킨십을 하기 전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거나 인사를 한 뒤, 손을 코앞에 살짝 두어서 냄새를 먼저 맡게 해주세요. 즉, 소리로 소개한 뒤 냄새로 인식하게 해 준 뒤에 고양이를 부드럽게 만져주거나 안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앞을 못 보거나 소리가 안 들리는 고양이 중에는 대범하고 관용적인 고양이가 있는가 하면, 굉장히 예민하고 적대적인 고양이도 있는데요. 이런 성격의 차이는 초기 긍정·부정적 경험의 차이에 의해서도 크게 좌우되니 집사가 긍정적으로 외부 자극에 익숙해지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시력을 잃은 경우, 집사가 고양이 눈에 관심을 덜 기울이게 될 수 있는데요. 안과 질환을 가진 고양이의 경우 눈 상태가 악화되면서 고양이에게 통증이 생길 수도 있으니,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서 눈을 잘 관리해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오늘은 눈이 보이지 않는 고양이를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고양이가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시겠지만, 집사님이 조금만 신경을 써주시면 눈이 보이지 않아도 고양이가 높은 수준의 삶의 질을 누릴 수 있으니 힘을 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의 글이 집사님이 고양이를 돌보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효진 24시 센트럴 동물메디컬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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