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오줌 구별”, “좌파집단 하수인”, 그 막말의 기원을 찾아서 [ㄷㄷㄷ, 인권위 그날 ⑬]

고경태 기자 2025. 10. 2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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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ㄷ, 인권위 그날 ⑬
2023년 8월부터 돌변한 ‘김용원 어록’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이 2023년 2월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에게 임명장을 받고 있다. 김용원 위원이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것은 2월6일이었다.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국가인권부’가 아닌 것은 합의제 국가기관이기 때문이다. 독임제와 달리, 여야가 함께 구성한 위원들이 합의해서 의사결정을 한다. 방송통신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이태원참사특별조사위원회도 같은 성격의 위원회다. 인권위·방통위가 상설기구인 반면, 진실화해위·이태원특조위처럼 법률로 기간을 정한 한시 기구도 있다.

위원회 회의는 공식 기록된다. 위원 전체가 참여하는 전원위원회가 열리면, 반드시 지난번 회의 기록에 오류가 없는지 먼저 점검한다. 회의록엔 녹취된 위원들의 모든 말이 기록된다. 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순간은 회의록에 담긴다. 2025년 2월10일을 중심으로 인권위 회의록을 본다. 인권위원들을 본다. 출범 24년 만에, 최대 위기에 처한 인권위를 본다.

‘ㄷㄷㄷ, 인권위 그날’은 매주 수요일 독자들과 만난다.
위원장 송두환 : 그러면 성원이 되었으므로 2023년도 제2차 전원위원회 회의를 개회하겠습니다.

(의사봉 3타)

위원장 송두환 : 오늘 모든 위원님이 참석하셨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에 미리 말씀을 드린 바가 있었습니다만 오늘 김용원 위원님께서 지난 2월6일에 임명되어서 지난주 상임위원회에 이어 오늘 전원위원회에 처음 참여하시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안건 심의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김용원 위원님의 인사 말씀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앉아서 말씀하셔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용원 위원: 대단히 반갑습니다.

(위원들 박수)

김용원 위원 : 지난번에 직원들까지 다 인사를 했고 이 자리에 오늘 참석하신 비상임위원 분들만 처음 뵙는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 상임위원, 비상임위원 모든 분은 앞으로 회의에서 자주 뵐 것 같습니다. 그때그때 대화를 많이 나누기로 하고요.

아까 박찬운 전 위원께서는 이제 드디어 자유인이 됐다 하고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저는 군 검찰관 생활 3년, 검사 생활 8년6개월, 그걸 끝낸 것이 92년 6월달인데 2023년 2월달에 상임위원이 됨으로써 31년간의 자유인 생활을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그동안은 검사로서, 변호사로서 단편적으로 인권에 관한 그런 업무를 접하거나 아니면 직접 수행하거나 그렇게 했습니다마는 인권에 관한 전문가가 되어서 우리나라 인권, 더 나아가서 세계인들의 인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을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위원들 박수)

점잖은 발언에 박수가 터졌다. 원만한 출발이었다.

김용원 상임위원은 처음 참석한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 자리에서 “인권에 관한 전문가가 되어서 우리나라 인권, 더 나아가서 세계인들의 인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두환 위원장(재임 기간 2021년 9월4일~2024년 9월5일)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신임 위원을 환영했다. 2023년 2월13일 오후였다. 위원장 포함 11명의 인권위원이 모두 출석했다.

지금 보면, 김용원 상임위원의 발언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너무 평범하고 밋밋해서 어색함이 느껴질 정도이고, 놀라움마저 든다. ‘김용원 상임위원다운 맛’이 전혀 나지 않아서다. 그동안 쉼 없이 막말과 폭언 논란을 부른 사실을 감안하면 그렇다. 하지만 그도 처음부터 독하지는 않았다. 순한 맛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로부터 2년의 세월이 흐른 뒤의 발언록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2025년 1월16일 오후 퇴진너머차별없는세상 전국대학인권단체연대 회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며 철야 농성 계획을 밝히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그렇게 철면피하게 거짓말을 늘어놓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말씀 드리고 싶고, 그다음에 저보고 남규선 위원께서 걸핏하면 시비를 거시는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 생각이 틀릴 수도 있겠는데 남규선 위원은 좌파 전체주의 집단의 조직원이거나 하수인으로 생각합니다.”

2025년 1월16일, 인권위 청사 14층 중회의실에서 제2차 상임위원회가 열렸다. ‘윤석열 방어권 안건’(계엄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극복 대책 권고의 건)을 상정한 전원위원회가 인권단체 활동가들의 격렬한 반대로 무산된 지 3일 만이었다.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버티던 ‘내란 우두머리’ 혐의자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된 지 하루 만이었다. 인권위를 휘감고 소용돌이쳤던 흥분과 열기가 식지 않고 남아 있었다. 윤석열이 마침내 체포됐다는 소식에 안도의 환호성을 터뜨린 시민들이 많았으나, 윤석열을 지지하는 탄핵 반대 세력의 분노는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김용원 상임위원의 말은 그 어느 때보다 격했다.

김용원 위원은 문제의 ‘윤 방어권 안건’을 대표 발의해 다른 위원 4명을 공동발의자로 끌어들인 장본인이었다. 남규선 위원은 이날 상임위 개회와 함께 김 위원을 몰아세웠다. 문제의 안건으로 인권위 직원들이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했다. 계엄령 선포 이후 탄핵 소추된 윤석열 대통령의 변호인들이나 주장할 법한 내용의 이 안건을 즉각 폐기하고 철회하라고 했다.

김용원 위원은 이에 대해 작정한 듯 반박을 해나갔다. “계엄 선포권은 대통령이 가지고 있고, 그것이 타당한지는 헌법재판소가 판단할 일이며, 이게 내란죄인지는 대법원이 결정한다”며 “대한민국 인권의 시금석이 되는 안건”이라고 미화하기까지 했다. 발언은 장황하게 이어졌다. 남 위원의 발언 시간보다 무려 10배 가까이 길었다. 이에 대해 다시 남 위원이 “인권하고 하등 관련 없는 오직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고, 그것이 외부에 알려져 본인 얼굴이 언론에 나오는 게 목적 아니냐”고 비난하자 김 위원은 급기야 폭발하듯 선을 넘었다. 탄핵소추 대리인단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전임 송두환 위원장을 소환해 “철면피하다”고 했고, 남규선 위원을 향해서는 ”좌파 전체주의 집단의 조직원이거나 하수인”이라고 했다. “좌파 전체주의 집단의 조직원 내지 하수인”이라는 말은 한 번 더 반복했다. “제 생각이 틀릴 수도 있겠는데”라는 전제를 빼면서.

2025년 1월17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현안질의를 위해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용원 상임위원이 뒷자리로 이동할 것을 요구하자 차라리 퇴장시키라며 언성을 높이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전대미문의 ‘말 폭탄’이었다. 이전에 최악으로 평가된 김용원 위원의 말은 “입 좀 닥치세요”였다. 2024년 12월19일 상임위에서 ‘진정인의 보상금 지급 건’을 논의하다 관련 전차 회의 발언을 비판하는 남규선 위원을 향해 여러 차례 쏟아낸 말이었다. 나흘 뒤인 12월23일 전원위에서 원민경 위원이 이 발언에 관해 따지자 “저는 앞으로도 얼마든지 ‘입 좀 닥치세요’라는 말을 하겠다”라며 서슴없이 한발 더 나아갔다. 이로 인해 ‘폭력적인 언동에 의한 인권위원의 독립성 침해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의 건’(폭언 재발방지 안건)이 전원위에 발의된 상태였다. 그런데 그 “입 좀 닥치세요”를 능가하는 발언이 이날 나온 거였다. 계엄 반대 세력은 좌파 전체주의 집단이고, 같은 입장을 지닌 인권위원은 그 하수인이라니.

김용원 위원은 2023년 2월6일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뒤 인권위의 새로운 역사를 써왔다. 그것은 ‘독한 말의 역사’였다. 다르게 보자면 ‘막말사’이자 ‘폭언사’였다. 인권위가 출범한 지 24년이 되었으나, 이렇게 말의 문제로 전원위와 상임위를 뒤흔든 독보적 인물은 전무후무했다.

앞에서도 보았지만,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다. 상임위원 임명 직후인 2월부터 7월까지는 김용원 위원의 특별한 ‘어록’이 없다. 2023년 상반기 이충상 상임위원이 ‘게이 기저귀’ 문구 등으로 논란을 일으킬 때도, 여기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일정한 거리 두기를 했다. 그러다 태도가 돌변한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8월18일이었다. 이날 박정훈 대령 긴급구제 건을 심의하기 위해 열린 임시 상임위에 불참한 일이 “의도적 회피”로 비치면서다. 2023년 8월24일 열린 제28차 상임위에서 한 발언에는 뒤틀린 심사가 엿보인다.

“회의(8월18일 임시상임위)​ 소집 불발하고 관련해서 무려 9개의 언론사 MBC, KBS, 연합뉴스, 세계일보, 뉴시스, 서울경제, 파이낸셜, 경향, 매일 이런 데서 기사를 쓰고 YTN도 기사를 썼습니다마는 전부 기사의 취지가 ‘두 상임위원(김용원, 이충상)이 의도적으로 회피를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군인권보호관인 김용원 상임위원이 의도적으로 회피를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이야기했고, 그다음에 KBS 기사를 보면 ‘인권위 관계자는 인권위 군보호관이기도 한 김 상임위원이 오늘 오전 갑작스럽게 병원 진료를 이유로 예정된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언론으로부터 아주 심각한 명예손상, 피해를 당해 보는 게 몇십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도대체 내가 뭘 잘못해 가지고 이렇게 심각한 명예손상을 당해야 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를 할 수가 없는 일입니다.”

언론 보도는 발화점이었다. 김용원 위원은 자신의 임시 상임위 불참에 대해 대다수 언론이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도하자 견딜 수 없어 했다. 국방부의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한 이첩 보류 및 박정훈 수사단장에 대한 보직 해임에 대해 8월9일 기자회견까지 자청하며 뭔가 할 것처럼 나선 사람은 김용원 위원이었다. 그러더니 돌연 18일부터 태도가 바뀌자 언론이 이를 비판적으로 다뤘다. 이때만 해도 2024년 12월의 비상계엄 사태와 2025년 6월 제정될 채 상병 특검은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채 상병 순직사건에 대한 태도의 변화는 회의 석상 발언의 변화로 이어졌다. 김 위원은 2023년 8월24일 상임위에서 “임시상임위 개최를 어떤 외부 세력이 사주한 것 같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송두환 위원장의 사과와 그 사과문의 언론 배포를 요구했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 위원은 송 위원장을 상대로 상임위와 전원위에서 거친 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후 송 위원장은 김 위원에 의해 끊임없이 무능한 존재로 그려지며 공격을 당한다.

2024년 6월24일 오후 송두환 위원장이 전원위원회실로 입장하고 있다. 앉아있는 이들은 왼쪽부터 원민경·김용원·남규선 위원.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쓸데없는 말씀 하지 마시고 사과를 하실 거예요, 안 하실 거예요?”

“당신이 무슨 기대를 누구한테 해?”

“멍청한 소리 좀 하지 말고요.”

법률 잘 모르면 법률에 끼어들지 마세요.”

“그만하세요. 법률을 모르면 법률에 관해서 자꾸 이야기하지 마시라고요.”

“잠꼬대도 유분수지 그런 잠꼬대를 지금까지 그게 반복되고 있고 그게 사유화란 말입니다!”

“사무처 따위가 나설 일이 아니라고요!”

“무슨 얼빠진 소리를 하는 겁니까!”

“무슨 돼도 않는 소리를 하고 있어요.”

“제가 이야기를 하면 말귀를 알아들으셔야지 딴소리만 자꾸 하고,”

“내가 왜 침해조사국장 따위한테 그런 질문을 합니까?”

(2024년 1월11일 제1차 상임위에서 송두환 위원장과 남규선 상임위원을 향해 한 말)

자, 자, 자 중언부언하지 마시고,”

“이런 분이 어떻게 여기 위원장 하고 계실까요?”

“똥오줌 정도는 구별을 해야 인권위원을 하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닙니까?”

(2024년 2월1일 제3차 상임위에서 송두환 위원장과 남규선 상임위원에게 한 말)

“입 다무시라고요.”

“위원장이 허구한 날 맞지 않는 이야기로 엉뚱한….”

“뭘 알아요! 법률상식을 공부를 좀 하고 이야기하세요!”

“어허 참 내! 모르면 공부 좀 더 해!”

“제발 정신 차리고 공부 좀 하세요.”

“너무 시건방지고 법률도 모르고 말입니다.”

“사회경험도 짧고 해 가지고 억지소리만 자꾸 해대니까.”

“제발 회의 진행 공부 좀 하시고 능력이 안 되면 그냥 집에서 쉬세요.”

(2024년 2월13일 3차 전원위에서 송두환 위원장과 여러 위원에게 한 말)

“송두환 위원장, 좀 상임위원이 발언하고 있는데 끼어드는 것 너무 버릇이 없는 거 같아요.”

“제가 법조경력으로 따져도 내가 당신보다 몇 년 선배야! 그렇게 버릇없이 굴지 마세요!”

(2024년 3월7일 제7차 상임위원에서 송두환 위원장에게 한 말)

2023년 8월24일 이후 김용원 위원이 상임위와 전원위에서 한 발언 중 극히 일부를 추려보았다. 실제 논란이 될 만한 말을 전부 모아보면 한권의 책으로도 부족할 것이다. 회의 때마다 수북이 쌓이고 쌓인 말들은 강도를 더해갔다. “입 좀 다물라”가 “입 좀 닥치라”로 발전하는 식이었다. 브레이크 없는 폭주였다.

오만이 하늘을 찌른다는 지적도 나왔다. 2023년 11월8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위원에게 ‘자고자대’(自高自大)라는 말을 아는지 물었다. “오직 나만 홀로 높다”는 뜻이다. 김 위원이 잘난 체하고 교만한 자의 말투를 쓴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김 위원은 들은 체 만체 했다. 검사·변호사 출신으로서 세상 그 누구보다 법을 잘 아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발언했다. 회의 중 상대에게 “법률을 잘 모른다”, “멍청하다”, “잠꼬대를 한다”, “얼빠진 소리를 한다”, “말귀를 알아듣지 못한다”고 타박했고, 심지어는 “똥오줌을 가리지 못한다”는 취지의 말까지 썼다.

2023년 11월22일 상임위에서 김용원 상임위원 뒤로 남규선 상임위원이 입장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그 오만의 뿌리가 ‘조기 사법시험 합격’이라고 추정하는 사람도 있었다. 김용원 위원은 서울대 법대 4학년이던 1977년 제1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77년 5월25일 조선일보를 보면, 사법시험 2차 합격자 명단 80명 속에 ‘金龍元’(김용원)이라는 이름이 있다. 당시 합격자 중 최고령자는 1944년생이었고, 최연소자는 1956년생이었다. 1955년생 김용원은 최연소 그룹에 속했다. 주변을 놀라게 했을 ‘소년 급제’의 자랑스러운 경험은 반세기가 지나면서 제어할 수 없는 우월주의로 변질된 것일까. 김 위원은 송두환 위원장에게 “내가 당신보다 선배다. 버릇이 없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1949년생으로, 김용원 위원보다 6살 위지만 사법시험 합격은 3년 늦었다.

그렇다면 자신보다 어린 법조계 후배나, 비법률가 출신, 위원이 아닌 이들에게는 어떠했는지 보자. 변호사인 원민경 위원(현 성평등가족부 장관)에 대해서는 ’‘사회경험도 짧고” “여기 온 지도 며칠 되지도 않아 가지고”라며 “버릇없다”고 했다. 변호사인 김수정 위원에 대해서도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심청”(자신을 희생하여 송두환 위원장을 변호한다는 의미)이라는 말로 모욕했다. 비법률가 출신인 남규선 위원에 대해서는 “법을 모르면 발언하지 말라”는 식으로 반복해서 말했다. 위원이 아닌 사무총장, 침해조사국장에 대해서는 “사무총장 따위”, “침해조사국장 따위”라는 말로 폄하했다. 그리고 그 막힘없는 말들은 결국 “좌파 전체주의 집단의 하수인”이라는 극단적인 지점까지 가닿는다.

이제 다시 1월16일 상임위 현장으로 돌아가 본다.

‘윤 방어권 안건’의 정당성을 거듭 강변하던 김용원 위원은 안건에 못마땅하게 반응한 세력을 하나하나 거명하며 비난했다. 언론, 인권단체, 야당(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국회의원에 이어 김동연 경기지사도 공격 대상이었다. 김 지사가 페이스북에서 인권위 직원들을 칭찬했다는 이유였다. 3일 전인 1월13일, 문제의 안건이 전원위에 상정되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권위 지부의 주도로 조합원은 물론 비조합원들까지 “내란옹호 안건 철회” 등이 쓰인 손팻말을 들고 14층 전원위원회실 복도에 도열했다. 김 위원은 전원위 회의에서 김 지사를 비난했다.

“이 분이 페이스북에 쓴 글이 그거예요. ‘내란수괴 방어권 보장 안건 상정을 저지한 인권위 직원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지지합니다.’ 인권위 직원들의 범죄행위를 지지합니다 이런 소리를 써놨잖아요. 어떻게 도지사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국가공무원이 왜 이렇게 범죄행위를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치켜세우는지, 이러고도 무슨 이런 사람이 도지사를 맡고 있는지 저는 공직자 자격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다음에 또 이렇게 써놨어요. ‘왜 윤석열 인권은 보호하면 안 되냐는 망언까지 서슴지 않는 내란수괴 인권위원 김용원은 즉각 사퇴하십시오.’ 글쎄 이걸 보면 입이 딱 벌어집니다.”

김 위원은 이어 “안건을 철회할 사람보고 철회하라고 해야지 그런 터무니없는 억지소리 좀 안 했으면 좋겠다”며 말을 맺었다. 그리고 조금 뒤 갑자기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중회의실 맨 뒤에서 상임위 회의를 방청하던 인권위 조사관 한 명이 번쩍 손을 들고 소리친 것이다.

“위원장님, 발언권 신청하겠습니다.” <다음 회에 계속>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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