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결된 원고료 11월에 공개할 것” 작가노조의 계획 [사람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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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노동이다. 작가도 노동자다.' '작가노조 준비위원회(작가노조)' 홈페이지에 쓰인 글귀다.
작가들의 권익을 향상하고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꾸려진 작가노조는 2023년 한 텔레그램 방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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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노동이다. 작가도 노동자다.’ ‘작가노조 준비위원회(작가노조)’ 홈페이지에 쓰인 글귀다. 작가들의 권익을 향상하고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꾸려진 작가노조는 2023년 한 텔레그램 방에서 시작되었다. 소수였던 인원이 점점 늘어나 현재 85명이 소속되어 있다. 오빛나리 작가(33)는 올해 초 작가노조 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2016년, 문단 내 성폭력 고발자 지지연대 ‘탈선’의 대표였던 이 위원장은 문단 내 위계와 권력을 어떤 형식으로 풀어내야 하나 늘 고민이었다. 노동권으로 접근했을 때 일이 좀 더 용이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작가노조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합류했다. 노조 경험은 처음인 데다 어떤 걸 의제화하고,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 사회에 요구해야 할지 고민이 됐다. “작가의 노동을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언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좀 어려웠다.”
작가가 노동자인가? 자주 받는 질문이다. 최근 그 질문의 가닥을 좀 잡았다. 중간관리자의 유무가 핵심이다. “대체로 작가는 중간관리자가 있는 형태의 계약을 맺는다. 출판사와 계약을 하면 편집자, 디자이너 등과 여러 조율이 필요하다. 완전히 ‘프리’한 형태의 협업인가 하면 아니다. 웹소설도 플랫폼을 경유하는 과정에서 수수료 등 여러 요구를 받게 된다.” 작가노조가 아직 법적 노조는 아니지만 창작 노동을 노동으로 인식하고 노조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픽션·논픽션 작가, 칼럼니스트, 번역가, 작가 지망생 등 ‘작가 정체성을 가진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지난 3~5월 작가 200여 명을 대상으로 노동환경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다. 낮은 원고료에 대한 문제의식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20년 가까이 동결된 원고료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조사 결과는 11월에 공개된다. 오 위원장은 르포 작가의 인터뷰 고료가 따로 책정되어 있지 않다는 걸 알고 놀랐다. 작가들이 강연에서 겪는 부조리도 적지 않다. 글쓰기라는 작업의 특성상 다른 장르나 작가들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데, 작가노조에 들어오면서 이전에 가졌던 ‘작가들’에 대한 인상이 다양해지고 시야도 넓어졌다. 장르마다 특성은 다르지만 노동으로 묶어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오 위원장은 작가의 직업윤리에 대해서도 말했다. “자신의 준거집단 안에서만 관성에 젖어 글을 쓰는 것은 직업윤리에 어긋나는 일인 것 같다. 글은 ‘나라는 것’의 집합인데 그건 타인들과의 교류 속에서 만들어지는 거니까 제대로 바라보려면 타인을 제대로 직시하고 교류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참에 자신의 직업윤리에 관심이 있는 작가들이 작가노조에 합류하면 좋겠다.” 작가노조는 내년 초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임지영 기자 tot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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