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기생충 군사 드론'을 막아라 [무기로 읽는 세상]

2025. 10. 29.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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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우코클로리디움 파라독섬(Leucochloridium paradoxum)'이라는 기생충이 있다.

전시에 우리 군이 날린 해당 중국산 OEM 부품이 적용된 드론들은 해킹, GNSS 스푸핑 등 사이버·전자전을 통해 우리 군의 지상통제소로 날아들어 자폭하는 '디지털 기생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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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9월 4일 육군 제36사단에서 교육용 소형드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국방부 제공

'레우코클로리디움 파라독섬(Leucochloridium paradoxum)'이라는 기생충이 있다. 달팽이가 이 기생충 알에 감염된 잎을 먹으면, 달팽이 체내에서 성장한 기생충 때문에 초록색 줄무늬를 띄면서 규칙적으로 진동한다. 새는 그것을 애벌레로 착각하여 쪼아 먹는다. 달팽이가 기생충 의지대로 죽음을 재촉한 셈인데, 최근 국방부의 드론 정책이 그와 유사하다.

국방부가 임종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부터 교육 훈련용 상용 드론 1만1,184대 보급에 예산 190억1,300만 원을 책정했다. 이 드론들은 지상작전사령부 예하 부대에 7,396대 등 육군 전 야전부대와 교육기관에 분대당 1대 이상 보급될 계획이며 2028년까지 6만 대가 투입될 예정이다.

문제는 국내 상용 드론의 90%가 중국산이라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추산에 따르면 국산화 드론 부품 13종 중 비행제어기 1종을 제외한 배터리부터 모터 제어기, 조종기, 위성항법장치, 광학 카메라 등 나머지 12종의 부품은 중국산이다.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조종기로 전달하는 핵심 장비인 데이터 트랜시버는 국내 생산 업체가 전무하다. 이마저도 190억1,300만 원 예산에 맞추려면 드론을 개당 170만 원 이하로 구매해야 한다. 국방부가 중국산을 기준으로 예산을 책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다.

그런데 중국은 러시아를 지원 중이다. 미 국무부와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에 따르면 러시아가 사용하는 드론 부품의 80%가 중국산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 국영 방산업체와 협력해 드론 엔진, 4,700만 달러 상당의 리튬이온 배터리, 32만8,000마일의 광섬유 케이블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공격 드론 ‘Garpiya-3’에는 중국 엔진이 들어가며, 매달 500대가 전투에 투입된다. 중국 외교부는 부인하지만, 서방 정보기관은 중국이 러시아의 군수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이런 나라의 부품으로 만든 드론을 우리 군이 쓴다면 중국 제품 사용에 민감한 미군과의 연합작전 시 극심한 반발을 야기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24년 9월, 국방부가 10년에 걸쳐 GP, GOP 등 경계부대에 설치했던 1,300대 폐쇄회로(CC)TV에서 중국 서버로 촬영된 영상정보가 고스란히 전송되도록 설정된 중국산 부품이 발견, 전량 철거됐다. 현역 간부들의 증언과 언론보도에 따르면 2022년 우리 군에 납품되었던 교육 훈련용 소형 드론이 원인 미상으로 운용자의 지상통제소에 날아든 뒤 자폭한 사례도 있었다. 이후 해당 드론들은 전량 회수되었다.

이런 상황에도 보안 취약성이 의심되는 중국산 OEM 제품을 채택한 드론이 투입된다면, 우리 군은 스스로 운용 부대의 위치와 훈련 영상, 한국군의 드론 및 대 드론 전술을 중국군에 갖다 바치는 꼴이 될 수 있다. 아마 관련 정보는 북한에도 전달될 것이다. 전시에 우리 군이 날린 해당 중국산 OEM 부품이 적용된 드론들은 해킹, GNSS 스푸핑 등 사이버·전자전을 통해 우리 군의 지상통제소로 날아들어 자폭하는 ‘디지털 기생충’이 될 것이다.

중국산 부품이 사용된 드론이 군에 납품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눈앞의 예산 절감이 아니라 국내 드론 소재, 부품, 장비 등 기술 자립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 그것이 달팽이처럼 남의 의지에 끌려가지 않도록 정부와 의회가 해야 할 일이다.

임철균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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