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원 마음에 안 든다고 마구잡이로 던져보는 민주당 법안

민주당이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대신 사법행정위원회를 만드는 ‘사법 개혁’을 추진한다고 한다. 정청래 대표는 “법원이 너무 폐쇄적”이라며 “법원행정처를 중심으로 수직화돼 있는 인사·행정을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민주화하는 것도 고민해볼 때”라고 했다. 법원행정처는 법원의 인사·행정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대법원장을 보좌한다. 이를 대체할 사법행정위원회는 법관이 아닌 사람들이 다수 참여하는 형태로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규정한 헌법 정신을 위배하는 조치다.
민주당은 최근 전례 없는 사법 개혁안을 쏟아내고 있다. 대법관을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고, 재판 소원(4심제) 도입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되면 재임 중 형사재판을 멈추는 ‘재판중지법’ 도입도 거론하고 있고, 판·검사를 처벌하는 법 왜곡죄도 만들겠다고 한다. 일부 의원은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결정에 국민이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구속영장 국민참여심사제도에 관한 특별법안’도 발의했다. 법원이 무리한 특검 수사에 수차례 제동을 걸고 나섰는데, 이걸 막겠다는 발상에서 나왔다. 자신들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할 때마다 사법부 개혁안을 하나씩 들고나오며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런 개혁안들에 대해 “앞으로 사법부의 태도를 보며 결정해나가겠다”고 했다. 공개적으로 사법부를 협박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사법부 개혁에 관심을 보인 적은 없었다.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기 전엔 오히려 법원의 각종 숙원 사업을 들어주려 했다. 그런데 이 대통령 사건 판결 이후 개혁을 명분으로 사법부를 압박하고 있다. 대선에 영향을 주려 한 것이라며 조희대 대법원장 자진 사퇴도 요구하고 있다. 이 대통령 재판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론 내라는 메시지일 것이다.
민주당이 추진하고 나선 사법 개혁은 전 국민이 영향을 받는 중대한 문제다. 법·제도 하나하나가 국민들에게 어떤 파장을 미칠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런 조치들을 아니면 말고 식으로 마구잡이로 던져보고 있다. 법원에서 마음에 안 드는 결정이 나올 때마다 단세포적으로 대응한다는 느낌마저 준다. 책임 있는 집권 세력이라면 그럴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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