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재 완화 거론한 트럼프의 대북 접근, 동의 어렵다

2025. 10. 29. 00: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제시하는 '당근책'이 우려를 자아낸다.

25일 아시아 순방길에서 북한을 '일종의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 칭한 데 이어, 27일엔 대북 제재 완화 가능성마저 드러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8일 일본 도쿄 아카사카궁에 도착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함께 자위대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제시하는 '당근책'이 우려를 자아낸다. 25일 아시아 순방길에서 북한을 '일종의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 칭한 데 이어, 27일엔 대북 제재 완화 가능성마저 드러냈다. 북한 문제 해결과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 공들이는 모양새이지만, 우리로선 북핵 등 중차대한 한반도 문제가 정교한 전략과 절차, 우리 측과의 협의 없이 특유의 '쇼잉(보여주기)'과 일방주의 대상이 되는 건 달가워할 일이 아니다. 러시아에 놀아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방식에 비춰봐서도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일본 도쿄로 향하는 전용기 내 기자 간담회에서 김정은과의 만남에 대한 질문에 "그가 만나고 싶어 한다면 만나고 싶다"라며 "나는 한국에 있을 것이어서 바로 그쪽(북한)으로 갈 수 있다"고 답했다. 여기에 더해 '북한과 대화를 위해 어떤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우리에겐 제재가 있다. 이건 논의하기엔 꽤 큰 사항"이라고도 했다. 김정은을 만나는 데 있어 시간과 장소는 문제가 되지 않을뿐더러 대가로 제재 완화 여지까지 밝힌 것이다.

즉흥적이면서 치적 쌓기에 몰두해온 트럼프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하다. 그 부작용은 적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어느 때보다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최선희 외무상 방러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을 만나고 싶어 하는 트럼프를 초조하게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28일 "북한이 청구서를 키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로라면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북한이 우위에서 제재 완화는 물론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강경하게 요구하는 빌미가 될 것이다. 우리 정부를 사실상 '패싱'한 채 비핵화 목표와 유엔 등 국제적인 대북 제재 공조를 흔들 수 있는 트럼프의 대북 접근 방식에 동의하기 어렵다. 트럼프 홀로 '피스 메이커'로 질주한다고 한반도 평화가 더 빨리 올 리 만무하다. 핵에 대한 김정은의 완고한 자세와 끊임없는 도발에 비춰 현 단계에선 북미회담이 가져올 성과나 가치가 의심스럽다.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