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사 배우고 싶어요”…경주 ‘핫플’마다 외국인들 북적
APEC 조형물 앞 ‘인증샷’ 행렬
황리단길·불리단길 활기 돌아
내국인 관광 줄어들라 우려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 이틀째인 28일 오전 경북 경주시 황남동의 경주대릉원 주차장은 밀려드는 관광버스로 금세 ‘만차’가 됐다. 버스에서 내린 관광객 수십명이 주위를 둘러보며 “와~” 하고 연신 탄성을 내질렀다. 대릉원 앞에서 외국인을 안내하던 경비원은 “최근 관광버스가 수십대씩 몰려들며 외국인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평소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몇배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주대릉원 인근 황리단길 골목도 이미 관광객으로 가득 차 지나다니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경주 2025 APEC’ 문구가 새겨진 조형물 앞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다섯명이 기념사진 찍기에 바빴다. 이들은 “APEC 때문에 경주를 찾았다”며 “시간적 여유가 있어 여러 관광지를 둘러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자리를 뜨자 곧바로 또 다른 외국인 일행이 조형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경주의 명물 ‘경주빵’ 가게 앞에는 가족·연인 단위로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황리단길에서 30년 넘게 경주빵을 팔아온 60대 상인 A씨는 “방문 외국인 수가 크게 늘어난 걸 실감하고 있다”며 “APEC 주요 행사가 본격적으로 개막하면 매출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가족과 함께 경주를 찾았다는 60대 미국인 스티브는 “둘째 딸 결혼식 때문에 평택에 왔다가 APEC 소식을 듣고 경주로 여행을 왔다”면서 “경주에서 4일째 머무르며 황리단길의 유명한 함박스테이크를 맛보고 신라 유적지를 돌아보며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대릉원을 둘러보던 30대 독일인 마르쿠스 래멜은 “경주는 신라 왕국의 무덤과 오랜 역사, 많은 문화적 보물이 있는 곳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 역사를 배우고 싶어 방문했다”고 전했다.
경주의 떠오르는 ‘핫플’인 진형동 불리단길도 활기가 돌았다. 외국인 단체관광객이 검은색 승합차에서 내린 뒤 인솔자의 안내에 따라 여행을 즐겼다. 한정식집을 찾던 아일랜드 국적의 40대 크랙은 “한국을 여행 중인데, APEC 관광 프로그램에 참여해 국제행사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어제 부산에서 단체로 왔다”면서 “행사 기간 경주에 머물며 역사 유적지를 중심으로 둘러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불리단길에서 분식을 파는 60대 상인 김모씨는 “황리단길에 이어 불리단길도 최근 뜨고 있는 경주 관광지”라며 “이번 국제행사로 불리단길이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고 했다.
경주시내 상인들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며 기대하는 눈치다. 다만 각국 정상들이 찾는 행사 특성상 엄격한 도로통제 등으로 인해 내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수 있다며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황리단길에서 4년간 쫀드기 등을 팔아온 40대 상인 B씨는 “10월 말은 여행하기 좋은 날씨여서 내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려 장사가 가장 잘되는 시기”라며 “내국인은 차량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도로통제로 APEC 기간에는 가게 문을 닫겠다는 상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경주 |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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