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미아' 고려인 아동, 교육 사각지대 놓여

이동희 기자 2025. 10. 28.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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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이탈·교실 밖 배회 반복
특별팀 구성·한글 학습 도와야
▲고려인 아동 지원단체 관계자들과 고려인 아동 10여명은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제공=고려인 아이들과 함께하는 사람들(준)

경기지역 등에 거주하는 고려인 아동들이 언어 장벽과 제도적 지원 부재로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한 채 교육권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가 18세 미만 고려인 아동 관련 통계를 별도 관리하지 않는 탓에 학습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2025년 10월13일자 16면 등>

28일 '고려인 아이들과 함께하는 사람들(준)'에 따르면 안산·화성·안성·평택 등 경기지역 고려인 밀집 학교에서는 교사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학생들이 수업을 이탈하거나 교실 밖을 배회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실제 안산 한 초등학교는 학급 내 고려인 학생이 17명, 한국인 학생이 8명으로 구성돼 있고 10개월 계약직 통역교사가 있지만 수업은 대부분 한국인 담임교사가 한국어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중학교는 통역교사조차 없어 교사와 학생 간 의사소통이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수업을 따라가지 못한 일부 학생들은 고려인 대안학교로 가지만 이들 학교는 급식이 제공되지 않아 인근 학교 잔반이나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등 교육과 복지 사각지대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법무부 통계를 보면 국내 체류 고려인 10만명 중 약 2만명이 미성년 아동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재외동포청과 교육부, 지자체 등은 18세 미만 고려인 아동 통계를 관리·집계하지 않고 있다고 단체는 지적했다.

단체 관계자는 "고려인 아동들이 부모 생계를 따라 이주를 반복하면서 교육 연속성이 단절되고 있다"며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한국어는 중학교 수준, 러시아어는 읽지도 못하는 '언어 미아'가 늘고 있다. 아이들이 자신의 언어로 꿈을 꾸고 한국어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단체와 고려인 아동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교 안팎 현장 교사 중심의 특별팀 즉각 구성 ▲고려인 밀집 지역 학교 및 학교 밖 아동 돌봄 지침 마련 ▲국내 고려인 아동 실태조사 실시 등을 촉구했다.

/이동희·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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