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APEC 앞 ‘혐중 시위대’ 경주 집결, 국익·품격 해친다

한겨레 2025. 10. 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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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혐중 시위대'가 경주로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30일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대표단의 입국·회의 일정에 맞춰 반중 집회를 예고했다.

경주에서도 혐중 시위 외에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반대 집회 등 여러 시위들이 예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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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성향 단체인 민초결사대가 지난 9월29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진상규명 촉구 및 중국인 무비자 입국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오는 3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혐중 시위대’가 경주로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30일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대표단의 입국·회의 일정에 맞춰 반중 집회를 예고했다. 2000명 규모의 행사를 신고한 단체도 있다. 극우 유튜버들도 이미 경주에 도착해 ‘차이나 아웃’을 외치고 있다.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 현장에서 ‘선거 개입 의혹’ 등 중국 혐오를 외쳐온 이들이 서울 명동, 대림동을 거쳐 이젠 세계의 시선이 쏠린 다자외교 공간을 무대로 삼으려는 것이다.

국제회의가 열리는 도시마다 시위대가 등장하는 건 낯선 일은 아니다. 경주에서도 혐중 시위 외에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반대 집회 등 여러 시위들이 예고돼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다양한 의사 표출과 집회·시위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합당한 근거에 기반한 반대·비판·주장이 아닌, 특정 국가·국민을 향한 일방적 혐오와 배제 선동까지 무제한 용인될 수는 없다. 포용과 협력을 도모하는 다자회의 취지에 맞지 않음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품격과 국익을 해치는 부끄럽고 위험한 행위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21개 회원국 정상과 1700명의 글로벌 기업인, 각국 장차관급 대표단, 기자단 등 전세계 약 2만명이 신라 천년고도 경주에 집결한다. ‘연결·혁신·번영’을 주제로 경제 협력과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대응 등 공통 의제를 논의한다. 한-미, 한-중, 한-일, 미-중 등 우리 경제·안보 이익이 걸린 양자 정상회담들도 열린다. 경주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중요한 기회다. 이런 상황에서 혐오 시위로 방문객들이 불쾌감이나 위협감을 느낀다면 이는 경주 시민의 피해와 한국 전체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진다. 혐중 시위대는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인가.

혐중 목소리가 높아진 데에는 제1야당 책임도 크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말부터 9개월간 한시적으로 시작된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범죄·불법체류를 양산한다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의료·선거·부동산 분야에서 중국인의 한국 내 활동을 제한하는 ‘중국인 3대 쇼핑 방지법’도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김민수 최고위원은 근거도 없이 최근 주가 상승이 중국의 불법적 자금 유입 때문이란 주장까지 폈다. 국민의힘은 반중·혐중을 부추겨온 그간의 행태를 돌아보고, 지금이라도 혐중 시위대에 자제를 촉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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