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골프공·미 픽업트럭·친아베···트럼프 취향 저격한 다카이치 선물 공세

조문희 기자 2025. 10. 2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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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장 앞 ‘F-150 트럭’ 전시
점심 메뉴엔 미국산 쌀·소고기
미·일 정상회담, 구애 작전 방불
다카이치, ‘아베 후계’ 각인 주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7일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28일 첫 정상회담은 ‘트럼프 맞춤형’ 카드를 총동원한 구애 작전을 방불케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웠던 아베 신조 전 총리, 일본 출신 선수 오타니 쇼헤이가 뛰고 있는 미 프로야구 LA다저스 등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의 연결고리를 여럿 거론하며 환심 사기에 나섰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 시작 시간을 조금 넘겨 입장하면서 “늦어서 실례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야구를 보고 왔다. 1대 0으로 다저스가 이기고 있다”고 운을 뗐다.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3차전 다저스와 토론토의 경기를 언급한 것이었다. 다저스에는 일본 출신 선수인 오타니가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오랜 우정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는 생전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등으로 두터운 친분을 다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부고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답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베 전 총리가 생전 사용했던 골프 퍼터와 일본 골프 스타 마쓰야마 히데키의 친필 사인이 담긴 골프가방, 금박 골프공을 선물했다. 아베 전 총리 통역으로 일하던 시절 트럼프 대통령에게 ‘작은 총리’라 불렸던 다카오 스나오 외무성 일미지위협정실장이 통역을 맡는 등 일본 정부는 회담 준비 과정에서도 “(아베 정권) 당시 인맥과 경험을 총동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전 총리와 (그의) 후계자를 자임하는 자신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인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는 것”이 다카이치 총리의 관계 구축 전략이었다고 해설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28일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소유했던 골프 퍼터를 선물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총리는 또 미국이 중재한 태국·캄보디아 휴전,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협상 등을 언급하며 “짧은 기간 안에 세계는 더 평화로워졌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칭송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일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다카이치 총리는 내년 미국 건국 250년을 맞아 워싱턴에 벚나무 250그루를 기증하겠다고도 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정상회담이 열린 영빈관 앞에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의 픽업트럭을 전시했다. 미국산 자동차를 더 많이 수입하라는 트럼프 정부의 압박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정상이 함께한 실무 오찬에선 미국산 쌀로 만든 닭고기 리소토, 미국산 소고기로 만든 스테이크 등이 식탁 위에 올랐다. 미국 농축산물을 적극 수입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기업의 대미 투자 현황을 보여주는 지도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다카이치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전 때 사용한 문구 ‘일본이 돌아왔다’(Japan is Back)가 새겨진 검정 모자에 함께 사인하기도 했다. AP통신은 여타 정상회담 자리에서는 공개적으로 상대에게 면박을 주던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에게는 칭찬 일색이었다고 전했다.

‘Japan is back’이 새겨진 검정 모자. 백악관 엑스 갈무리.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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