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이 대통령·민주당, 호남에 진 빚을 갚아라

이건상 기자 2025. 10. 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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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상(남도일보 뉴미디어국장)
남도일보 뉴미디어국장

더는 말하지 않겠다. 호남이 민주당에 얼마나 처절하게 헌신했는가. 굳이 되짚지 않으련다. 1987년 이후 무려 38년 세월이다. 민주당은 당 삼색 깃발에 호남의 땅과 하늘, 혈맥이 스며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호남에서 국민의힘 후보 보다 265만4천 표를 더 받았다. 이 후보가 대구경북, 부산. 울산, 경남 등 경상도에서 김문수 후보에 뒤진 200만 2천 표를 상쇄하고도 되레 65만표가 남았다. 호남 몰표가 이 후보 승리의 결정타였다. 이재명 정부에 호남의 공헌과 지분이 명징하게 자리한다.

민주당이 아무리 수도권·영남 출신으로 지도부를 꾸려도, 당의 뿌리와 정체성은 영원히 호남이다. 원각수·은각석(怨刻水 恩刻石), 원한은 물에 새기고, 은혜는 돌에 새기라 했다. 민주당은 호남의 헌신을, 여의도 중앙당사 철기둥에 쇠끌로 새겨야 한다.

# 역대 대선과 지방선거 투표율 차이

대통령직선제가 시작된 1987년 이후 9번 대선의 전국 평균 투표율은 78%이다. 이 때, 광주는 80%, 전남은 81%를 보였다. 호남은 매번 80% 투표율에 90% 몰표를 던졌다. 대선에서 투표 않으면 '대역죄인'이라도 되는 듯, 호남 유권자들은 투표장으로 달려갔다. 혹여 무효표라도 될까봐 '식은 죽도 불어가며 먹듯' 조심스레 기표했다.

이 투표 열기는, 그러나 지방선거 때면 얼어붙고 만다. 광주의 지방선거 투표율은 2010년 49.8%, 2014년 57.1%, 2018년 59.2%이다. 2022년에는 120만 명 중 45만 명만 투표, 37.7%를 기록했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최하위다. 광주의 대선과 지방선거 평균 투표율은 79.7% 대 50.9%이다. (2007년 이후 역대 통계). 거의 30% 차이다. 왜 지방선거는 투표하지 않았을까.

호남은 '민주당 후보=단체장'이라는 등식이 지배했다. 무소속이 광주시장, 전남·전북도지사에 당선된 적이 없다. 민주당 경선이 본선이었고, 경선이 끝나면 선거도 사실상 종료됐다. 그러니 굳이 투표장에 나갈 이유가 없었다. 당연히 투표율은 밑바닥이었다.

#광주시민 3% 권리당원이 대세 장악

민주당 단체장 후보는 권리당원 50%, 시민여론조사 50%로 정한다. 여론조사는 1, 2위간 지지율 차가 크지 않다. 민주당 권리당원, 당심이 사실상 단체장을 결정한다. 광주의 경우 민주당 권리당원은 통상 8~9만 명 수준이다. 특정 후보가 절대 과반인 4만~4만 5천 명만 확보하면 곧바로 시장이 될 수 있다.

광주시민의 2.8%에 불과한 4만 명 권리당원이 140만 광주시장을 결정짓는 구조다. 지방선거 승리 룰이 이렇다 보니 후보 마다 권리당원 모집에 혈안이다. 당비 대납에 공무원 동원, 모집 할당 등 수많은 변칙과 불법이 난무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권리당원 강화, 억울한 컷오프 배제를 경선 원칙으로 거론하고 있다. 당 후보를 뽑는데 당원이 주도하는 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호남은 다르다. 권리당원 중심의 경선은 시민 주권의 배제를 초래한다.

대구를 보자.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를 권리당원으로 뽑는다면, 대구시민들은 할 일이 없어진다. 국힘이 정치시장을 독점하다 보니, 시민들은 좋든 싫든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 철저한 정치적 소외다.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을 독점하는 어두운 그림자이다.

광주·전남 시국회의는 최근 "호남 유권자들은 수십 년 동안 지역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주권자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으며, 대부분 민주당이 공천한 후보의 인준 투표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지방선거 100% 시민 경선 제안

이제 광주시민이 광주시장을 선택해야 한다. 적어도 호남만이라도 경선 룰을 확 바꾸자. 국민주권시대에, 시민이 소외된 채, 2.8%(4만 명) 권리당원이 시장을 뽑는 게 정상적인가. '참여민주주의 퇴행'아닌가.

민주당원을 포함한 모든 시민들이 민주당 후보 결정에 참여하도록 개방하라. 100% 오픈프라이머리(개방형 경선)를 제안한다. 완전 개방이 어렵다면 권리당원 20%, 시민 80% 도 수용 가능하다. 대구경북 국민의힘과 다른, 호남의 민주당을 보여달라.

호남은 더 이상 민주당 인준 투표를 거부한다. 100% 시민경선, 민주당은 결단해보라. 그리하여 호남에 진 빚을 '쪼끔'이라도 갚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