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위키피디아, 편향성 논란 속 첫날부터 ‘삐그덕’
정보량, 위키피디아 10% 수준
사실과 다른 서술도 눈에 띄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를 대체하겠다며 야심차게 내놓은 ‘그로키피디아’가 출시 첫날부터 작동이 멈추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27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그로키피디아의 초기 버전을 공개했지만 사이트는 1시간 만에 작동을 멈췄고, 저녁에 다시 운영이 재개됐다. WP는 그로키피디아가 공개 당시 스타일과 형식 면에서 위키피디아와 비슷했으며, 챗GPT, 최근 세상을 떠난 할리우드 배우 다이앤 키튼, 2026년 FIFA 월드컵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글이 있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30일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그로키피디아 개발 소식을 처음 언급했다. 벤처투자자 데이비드 삭스가 엑스에 올린 위키피디아의 편향성 지적 게시글에 대한 답글이었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가 “기존 위키피디아보다 향상된 버전을 만들고 있으며, 이는 우주를 이해하려는 xAI의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가 위키피디아의 좌편향을 비판해온 만큼, 그로키피디아는 우편향적 성향을 보였다. 그로키피디아는 성(sex)에 대해 “생물학적 성을 기준으로 인간을 남성과 여성으로 이분법적으로 분류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반면, 위키피디아는 “젠더는 남성(또는 소년), 여성(또는 소녀), 혹은 제3의 성에 속하는 것에 관한 사회적·심리적·문화적·행동적 측면의 범위를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일부 주제에서는 과장된 서술도 눈에 띈다. 그로키피디아는 머스크의 AI 개발 방향에 대해 “과도한 규제보다 진실 지향적 개발을 통해 AI 안전을 강조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로키피디아의 기반이 되는 xAI 모델 ‘그록’에 대해서도 “머스크는 그록의 설계가 최대한의 진실 추구와 검열 최소화를 목표로 한다고 강조한다”고 서술했다.
또 머스크와 함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았던 비벡 라마스와미는 지난 1월 DOGE를 떠났지만, 그로키피디아에는 “지난 5월 머스크가 떠난 뒤 DOGE는 지속적이고 덜 공격적인 효율성을 강조했고, 라마스와미가 더 두드러진 역할을 맡게 됐다”고 적혀 있다. 실제 사실과는 정반대의 서술이다.
그로키피디아는 xAI가 개발한 AI 모델이자 엑스의 챗봇인 ‘그록’을 기반으로 한다. 이 때문에 과거 그록이 저질렀던 실수가 그로키피디아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5월 한 엑스 사용자가 산책로 사진을 올리며 그록에게 “이곳이 어디냐”고 묻자, 그록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 폭력 사건과 관련이 없을 가능성이 높은 풍경 사진의 위치”라는 전혀 엉뚱한 답변을 내놓았다. 당시 NBC 뉴스는 그록의 엑스 활동을 검토한 결과, 남아공 관련 언급이 포함된 응답이 20건 이상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머스크가 그로키피디아를 위키피디아의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성능이나 정보량 면에서 위키피디아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로키피디아는 약 88만 5000건의 설명을 제공하는데, 영어판 위키피디아의 800만여 건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위키피디아 공동 창립자 지미 웨일스는 지난주 WP와의 인터뷰에서 “AI 언어 모델은 백과사전 글을 작성하기엔 아직 충분히 뛰어나지 않고 오류가 많다”며 그로키피디아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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