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박물관 개관 80주년 기념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언론 공개회에서 신라 금관이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오는 29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경주 금관'을 선물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금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과 경주 APEC 정상회의의 상징성을 함께 고려한 결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8일 "주최국으로서 각국 정상에게 예우를 갖춘 맞춤형 선물을 마련했다"며 "한·미 정상회담 이후 이어질 친교 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금관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선물은 실물 국보가 아닌 정밀 복제품 또는 문화상품 형태로 제작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빈 자격으로 방한해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무궁화대훈장을 받게 된다. 금관의 가지 장식은 하늘과 땅을 잇는 제의적 의미를 담고 있어 '신라의 왕권'과 '천년의 정신'을 상징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황금 사랑'을 의식한 맞춤형 외교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백악관 집무실을 금빛 장식으로 꾸미는 등 금색 소품을 즐겨 사용해왔다. 일본 방문 때는 아베 신조 전 총리로부터 '황금 골프공'을 선물받았고, 이번 방일에서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게 금박 기술로 만든 골프공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주에서는 APEC 개최를 기념해 신라 금관 여섯 점이 한자리에 모였다. 1921년 금관이 세상에 알려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천마총 금관과 황남대총 금관 등 국보급 유물이 포함됐다.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은 정상회의 기간 중 각국 정상에게 공개된 뒤, 11월 2일부터 일반에도 개방된다.
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정상회의를 계기로 신라 황금문화의 정수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전시 이후에도 국내외 관람객이 경주를 찾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가운데, 벽난로 위쪽으로 금빛 소품들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