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부 비판’에 영국 정치 평론가도 이민국에 구금···미 정부“추방 절차 계속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 정부에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영국인 정치 평론가의 비자를 취소하고 구금했다.
CNN은 27일(현지시간) 영국인 정치평론가 사미 함디가 전날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구금됐으며 비자가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는 함디의 구금 이유에 관해 “미국은 테러리즘을 지원하고 미국인의 안전을 해치는 외국인을 수용할 의무가 없다”며 “이러한 활동에 연루된 사람들의 비자를 계속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함디가 이민법 위반으로 향후 추방 절차에 회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함디의 체포는 극우 논객 로라 루머가 엑스에 “함디는 이슬람 테러 조직과 연계된 인물이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지자”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린 후 발생했다.
중동 정세와 영국 외교 정책 등을 분석해온 언론인인 함디는 영국 뉴스 채널 등에서 정치 평론가로 활동해왔다. 그는 미국에서 강연 투어를 진행 중이었고 전날 미국이슬람관계협의회(CAIR) 행사에서 연설할 예정이었다.
CAIR는 “함디가 가자지구에서 있었던 이스라엘의 대량 학살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구금됐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우선주의에 사로잡힌 편협한 이들의 명령에 따라 이스라엘 정부 비판자들을 납치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함디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영국 외무부는 “함디의 가족과 연락 중이며 현지 당국과도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함디의 가족은 “함디가 법정 대리인이나 영사의 지원 없이, 연락이 끊긴 상태로 24시간 이상 구금되어 있다”고 CNN에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외국인에 관해 비자를 취소하거나 추방하는 등의 조치를 이어왔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은 반유대주의를 단속하겠다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참여한 외국인 유학생 등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미국 비자 소지자 5500만명 이상의 비자 기준 위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연방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유학생을 체포하는 것은 미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판단을 내렸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8201601001#ENT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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