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된 ‘10만 전자’…‘14만 전자’ 전망 속 개미의 선택은?
목표주가 일제히 상향…차익실현한 개인투자자, 돌아올까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10만원을 넘어섰다. 2018년 액면 분할 이후 한 차례도 넘지 못했던 '10만원 벽'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이날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취임 3주년이 되는 날로 그 상징성을 더했다.
관건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냐는 것이다. 전망은 밝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재현으로 인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고, 추가 대형 수주 가능성도 적지 않아서다. 다만 차익실현을 위해 개미들이 상당한 주식을 내다 판 상황이라 이들이 다시 돌아올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2400원(-2.35%) 하락한 9만9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사상 첫 10만원 돌파를 주도했던 외국인이 빠지면서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소폭 하락했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10만원' 벽을 뚫으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4년 넘게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18년 5월 265만원이던 주가를 50대1로 액면 분할한 이후 2021년 1월11일 9만6800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뒤 하락 국면을 맞이했다. 당시 주주 게시판엔 "83층(8만3000원)에 갇혀 있다", "구조대는 언제 오냐" 등의 개인투자자들의 하소연 섞인 글이 도배되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6월30일(5만9800원)까지도 5만원대에 갇혀있었다. 그러나 7월부터 분위기는 반전됐다.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며 고점을 높였고, 지난 16일엔 4년9개월 만에 최고가를 경신하며 새 역사를 썼다. 이후 연일 사상 최고가를 다시 쓰며 결국 '10만 전자'에 도달했다.
지난 넉 달여(7월1일~10월27일) 동안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은 70%에 달한다. 이 기간 외국인은 12조3753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기관은 1조8445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상승세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한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들은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데 HBM를 공급할 수 있는 반도체 업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 정도다. 삼성전자의 몸값이 올라가는 이유다.
이와 맞물린 HBM 경쟁력 회복 소식은 실적 개선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HBM3E(5세대) 공급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HBM4(6세대) 공급을 위한 인증 작업도 진행 중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매수세를 이끄는 요인 중 하나다.
수주 소식도 한몫했다. 지난 7월 테슬라와 23조원 규모의 역대 최대 규모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8월에는 애플 아이폰용 이미지센서로 추정되는 칩 공급 계약도 맺었다. 아울러 700조원 규모로 추진되는 오픈AI의 초거대 AI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도 참여한다.

14조원 내다판 동학개미, 다시 돌아올까
증권가에선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16곳 모두 지난달 이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1만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저승사자'로 불려온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도 11만1000원에서 12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이 가운데 유진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14만원까지 제시한 상태다.
임소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전 중이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 수율이 개선되고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볼 때 경쟁사 대비 주가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HBM 부진으로 상대적 주가수익률이 떨어졌지만 2026년 영업이익 개선 폭은 업계에서 가장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우려의 목소리는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5조원 넘게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주가를 끌어올린 원동력이다. 반대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주가는 요동칠 수 있다는 의미다.
관건은 동학개미의 선택이다. 지난 6월 이후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14조6348억원, 지난달 이후로는 10조330억원 팔았다. 주가가 회복세에 접어들자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개인투자자는 10만원을 돌파한 지난 27일 하루에만 1조원 가까이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하기도 했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을 이탈한 것은 아니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을 띠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0일 80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조원 증가한 수치다. 추격 매수에 나설 여지가 충분하다는 의미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기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며 "조정 시 분할 매수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 대학생 고문 살해한 캄보디아 범죄조직의 실체 [정락인의 사건 속으로] - 시사저널
- ‘여의도 권력’ 위에 ‘유튜브 권력’…한국 정치 뒤흔드는 ‘정치 상왕’ 김어준-고성국 - 시
- 김우빈 “지니에게 소원을 빈다면 첫째는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기” - 시사저널
- 40년 간 딸 성폭행…손녀에게도 마수뻗친 70대의 최후 - 시사저널
- 지켜주긴 커녕…초등생들에 ‘성범죄’ 마수 뻗은 교장의 최후 - 시사저널
- 유튜브에서 띄우고 국회가 증폭시킨 ‘의문의 제보’…늪에 빠진 민주당 - 시사저널
- “너네 어머니 만나는 남자 누구냐”…살인범은 스무살 아들을 이용했다 [주목, 이 판결] - 시사
- [강준만 시론] 이 대통령의 황당한 ‘권력서열론’ - 시사저널
- [단독] ‘개인정보 불법거래’ 6년 간 90만 건…다크웹 떠도는 한국인 정보 - 시사저널
- 주진우 “신설 중기부 2차관에 김어준 처남 유력?…처음으로 논평 포기” - 시사저널